​코로나에도 美 '연말 소비' 이상무...온라인 쇼핑 몰린 블랙 프라이데이

2020-11-29 14:32
코로나 여파에 블랙 프라이데이 전후 美온라인 매출 20% 이상 성장
'최대 5.2%' 올 연말 쇼핑 시즌 성적도 양호할 듯...5년 평균치 웃돌아

미국 최대 쇼핑 데이인 '블랙 프라이데이'로 시작한 올 연말 소비 성수기 실적 전망이 코로나19 사태에도 큰 타격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 확산세로 매장 방문 소비는 줄었지만, 모바일·온라인 쇼핑에 미국인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스 백화점이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올해의 성탄절 트리 장식을 선보였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CNBC는 '어도비 애널리틱스' 집계를 인용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27일)에 온라인 매출이 작년보다 21.6% 급증하며 총 90억 달러(약 9조9천450억 원)어치의 상품이 팔려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번 온라인 매출 기록은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이며, 전체 기록으로도 2019년 '사이버 먼데이'(블랙 프라이데이 다음 주 월요일)에 이어 두 번째다.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미국 컴퓨터 그래픽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어도비가 내놓은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솔루션으로, 올해 집계에선 미국 100대 온라인 소매업체 중 80곳의 매출 내역을 분석했다.

해당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소비자들은 분당 630만 달러(약 69억6000만원)를 온라인에서 소비했고, 1인당 평균 27.50달러(약 3만원)를 소비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한 쇼핑 매출은 전년 대비 25.3% 급증한 36억 달러를 기록해 전체 온라인 쇼핑의 40%를 차지했다.

이와 같은 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쏠림 현상은 코로나19 유행세의 여파로 풀이된다.

실제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코로나19 확산세 억제를 위해 가족 모임과 상점 영업 등을 규제를 강화한 주(州)에서 온라인 쇼핑이 작년 같은 날보다 3.4배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전후의 온라인 매출 기록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인 추수감사절(26일)의 온라인 쇼핑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1.4% 늘어난 51억 달러(약 5조6000억원)로 집계돼 사상 최대 추수감사절 실적이었다.

어도비는 오는 30일 올해 사이버 먼데이의 온라인 매출액을 작년보다 15~35% 성장한 108억~127억 달러로 전망해 사상 최대 온라인 매출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분석 업체인 기업고객관리 솔루션 개발사 세일즈포스는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이 작년보다 23% 증가한 128억 달러(약 14조1000억 원)로 추산했으며, 전 세계 글로벌 온라인 쇼핑은 지난해보다 30% 성장한 622억 달러(약 68조70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유통솔루션 제공업체 센서매틱 솔루션은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 미국에서 매장을 직접 방문한 고객은 작년 대비 52.1%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와 CNBC 등은 매년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개최하는 뉴욕 맨해튼의 메이시스 백화점은 평소와 비슷한 풍경이었지만, 다른 지역의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는 대기 줄이 적어지고, 주차장도 비교적 한산했다고 전했다.

인기 품목 역시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다.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각종 게임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특히, 최근 새로 출시한 게임 콘솔 모델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와 삼성 TV, 애플 에어팟과 애플 와치, 아마존 에코 등의 전자기기가 인기였다. 그러나 재택근무 확대의 영향으로 의류 판매는 예년보다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미국 뉴욕 메이시스 백화점이 퍼레이드를 사전 녹화하는 모습. 메이시스 백화점은 매년 추수감사절마다 퍼레이드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전 녹화 방식으로 진행했다.[사진=AP·연합뉴스]

 
연말 쇼핑 시즌 전반 실적 역시

온라인 쇼핑과 블랙 프라이데이를 넘어 전반적인 연말 소비 호조 기대치 또한 나쁘지 않다.

지난 23일 미국소매협회(NRF)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 미국의 연말 소매 판매 증가세가 최근 5년 간 연평균 증가율인 3.5%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NRF는 올해 11∼12월 연말 시즌의 소매 판매(자동차, 주유소, 식당 제외)가 작년보다 3.6∼5.2% 증가한 7553억∼766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대비 4% 증가한 작년 판매 실적(7291억 달러)을 웃도는 수치다.

이 중 같은 기간 온라인 등 비점포 매출은 작년 1687억 달러에서 올해 20~30% 증가한 2025억~218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다.

매튜 셰이 NRF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연말 쇼핑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도 다를 것"이라면서 "소비자들은 연말 연시에 대한 기대감과 코로나19 사태로 힘들었던 올 한 해를 다독이기 위해 가족과 친구들에게 선물을 보낼 의향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잭 클라인헨츠 NRF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코로나19 확산세 장기화로 경제 리스크(위험성)가 여전하다 해도 소비자들은 낙관적인 심리로 연말 소비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코로나 사태로 소비자들의 지출 의사를 신뢰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경기 회복세로 지출 능력은 가장 높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으로 저축이 늘어난 동시에 올해 주식시장이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주택가치 역시 상승한 반면, 낮은 국제유가에 따른 에너지 비용 절감, 여행 및 엔터테인먼트 지출 감소 등으로 지출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개인 소비 부문은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체의 70%를 차지하는 기둥으로 평가된다. 소매업은 미국 연간 GDP의 3조9000억 달러 규모를 기여하고 있으며, 미국 전체 일자리의 4분의 1 수준인 5200만명을 고용하는 가장 큰 민간 부문 고용 영역이다.
 

미국 11∼12월 연말 시즌의 소매 판매(자동차, 주유소, 식당 제외) 추이와 올해 전망치.[자료=미국소매협회(N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