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민주화 이전 사법제도로 역행", 진중권, "감시 견제 기관 무력화"
2020-11-26 12:44
추, 윤 사법 사태, 부동산, 신공항, 재보궐 선거 등 부산서 정부 향한 날선 시사대담 펼쳐
이들은 지난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박형준-진중권 시사대담'을 통해 검찰총장 직무배제, 부동산 정책 등 현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과 함께 부산·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가덕신공항 등 현 이슈에 대해 집중 토론을 펼쳐, 화제를 모았다.
우선 이날 대담에서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사태를 두고, 진 전교수는 "어제 사태를 보면서 공포감마저 느껴진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 검찰권 남용을 방지하는 게 개혁인데, 현 정권은 사회 감시와 견제하는 기관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6가지 죄목을 들고 나왔는데, 말도 안되는 것들을 죄목이라고 걸어놓고 옆에서는 '충격적'이라면서 바람을 잡는다"고 비판했다.
박형준 교수는 "윤 총장 직무배제 사태는 법치를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1987년 이전 상태로 사법제도를 돌려놨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검찰권 남용을 방지하는 것이 검찰개혁인데 지금은 현 정권이 검찰권을 장악하려 하는 것이 문제"라며 윤, 추 사태를 꼬집으면서 신 전 교수의 비판에 비판을 더했다.
윤, 추 사법사태에 대한 집중 토론에 이어, 뜨거운 감자인 정부의 24번째 부동산 정책으로 이어졌다.
진 교수는 "부동산 정책은 국가마다 조건이 다른데, 정책을 이념적인 이슈로 보고 있다. 이견은 반동이고 적폐라고 여기는 것이 문제이다. 우리 세대에서는 아파트를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의 2030세대는 아파트를 사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사회적인 문제라고 보지만, 보수쪽에서 대안을 내놨으면 좋겠다"며, "집은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거주의 개념으로 봐야한다. 여야 변동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왔다갔다해서는 안되며, 일관성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문재인 정권은 세 가지를 무시한다"고 하면서, "시장을 무시하고, 전문가를 무시하며, 현장을 무시해 결국 전세대란, 부동산 대란을 자초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에겐 부동산은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 집을 재산으로 보지말고, 주거지로 봐야한다는 것은 맞는 얘기다. 하지만 재산으로 봐야 한다. 이런 욕망을 갖지 말라고 하면, 자연스레 튕겨져 나간다. 사람들로 하여금 가정의 보금자리를 안고 재산을 지키고 증식하려는 욕망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인정하지 않고 무리한 정책을 사용하고, 집가진 사람을 죄악시하고, 집 사려는 사람도 범죄자 다루듯이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형준 교수는 "투기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지금 집값이 오르고 있다. 집값 상승을 막으려면 공급을 늘려줘야 하며, 투기목적에 대해서는 강력한 핀셋 규제를 해야한다"고 하면서, 진 교수의 야당의 대안이 필요하다는 말에 대해 박 교수는 "후분양제, 분양가상한제 등이 효과를 봤었는데, 보수정권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안을 내놓자면, 건설업자만 배불리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기 소유로 할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24번째 대책이 나왔다. 그동안 나온 내용을 살펴 보면, 잘못 진단하고, 잘못된 정책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문제가 터지면 땜빵식으로 막으려는 심정으로 24번에 걸쳐 두더지 잡기 대책이 나왔다. 곧 실효성이 없는 25번째 두더지 대책이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지역 최대 정쟁이 되고 있는 부산·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먼저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가 확실시 되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이번 보궐선거가 다음 대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선거가 문 정권의 폭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선거이자 다음 대통령 선거의 시금석"이라며 "서울 시장, 부산 시장에서 국민의 힘이 패배를 한다면, 정권을 바꾸는 여망은 멀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진 교수는 "여당은 원칙이 무너졌다. 자신들이 정한 당헌을 어기고 후보를 낸 것은 문제"라며 "이번 선거가 중간 평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유권자들이 화가 났다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수와 진보 진영이 서로 싸울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합의하고,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혁신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또 가덕도 신공항에 이슈에 대해서는 박형준 교수는 '인천항에 항공물류의 98%가 집중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하며, ‘가덕 신공항의 문제는 부산만의 문제가 아닌 남부권 전체의 문제이고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대구경북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놓고 함께 토론하면, 가덕 신공항이 남부권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공항이 들어온다면 공항에 물류, 산업, 철도 등 남부권 전체를 한 시 간내로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진 교수는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국가정책이 중요한 사안이 경제논리가 아니라 그때 그때 정치적 수단으로 왜곡됐다"며 "모든 결정과정에서 투명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