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잇자①-한복편] 아이돌의 한복 "전 세계적으로 가장 힙한 문화"

2020-11-27 08:00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자원 하나 없이 수많은 약탈과 전쟁을 겪으며 한없이 위축됐던 대한민국이, 백범 김구 선생이 그토록 꿈꿨던 ‘문화강국’을 실현했다.

올해 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석권과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핫 100 차트 3주 연속 1위 소식은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국민에게 자긍심을 안겼다. 독보적인 진단검사 방법 ‘드라이브 스루’와 한국형 진단키트 등을 통한 ‘K방역 문화’는 국격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

제대로 갈고 닦아 지구촌에 퍼뜨린 K-문화의 향기는 오래 지속할 것이다. 은은한 한국문화의 내음이 한층 짙어질 미래를 생각하며 시리즈를 이어가기로 한다. <편집자주>

방탄소년단과 BTS가 다이너마이트 실황공연을 촬영했던 경복궁 근정전[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유명 K팝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한 공연을 선보이며 국내외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한복+아이돌’ 조합은 최근 2~3년 두드러진다. 블랙핑크, 지코, 오마이걸, 원어스 등 많은 그룹이 국가 행사나 명절과 같은 특별한 이슈가 없을 때도 한복 모티브의 의상을 활용하는 사례를 찾기 쉽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미국 NBC 인기 프로그램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에 출연해 ‘BTS 주간(BTS Week)'을 진행했다.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과 경회루에서 한복을 재해석한 무대 의상을 입은 그들은 ‘얼쑤 좋다’,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러’ 같은 추임새 등 한국적 요소를 공연에 추가해 보이며 2000만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트레이키즈[사진=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 외에도 JYP엔터테인먼트의 차세대 그룹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도 지난 9월 신곡 ‘백 도어’(Back Door)를 발표하면서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의상을 입고 나와 동양미를 뽐냈다.

블랙핑크(BLACKPINK) 역시 유튜브 누적 조회수 6.1억 뷰를 기록한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에서 화려한 색상과 배꼽티 길이의 짧은 저고리 등 트렌디한 한복을 착용했다. 그들이 선보인 ‘힙’한 공연에 대해 한국의 멋과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렸다는 평을 받았다.

K팝 스타들의 한복 착용 덕분에 구글트렌드에서 5년 전만 하더라도 100점 만점에 50점 수준이던 ‘hanbok’ 검색어 관심도는 지난 8월 98점까지 치솟기도 했다.

[사진=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K팝 스타들이 한복을 입는 현상을 조명했다. NYT는 "한국 전통의상인 한복은 보통 명절에 입곤 했지만, 한국의 현대 디자이너들에 의해 재해석되고 있다"며 "K팝 인기에 힘입어 블랙핑크 제니가 한복을 입고 공연했을 때 큰 인기를 끌었다"고 전했다.

K팝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국내 아이돌이 전 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한 수준이 됐다. 글로벌 팬덤을 거느린 아이돌 문화의 힘은 세다. 아이돌의 한복 착용으로 한복이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