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비공개] ②깜깜이 우려...국민 71% "도덕성 검증해야"

2020-11-26 08:00
진중권 "최소한 국민 입장에서 얼마나 썩었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나"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는 박병석 국회의장. 박병석 국회의장이 23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공수처법 해법' 을 논의하기 위한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사청문회 도덕성 검증이 비공개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깜깜이 검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도덕성 검증이 비공개가 되면,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 10명 중 7명 "도덕성, 정책 능력 모두 공개 검증해야"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1명에게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도덕성 비공개 검증과 기존 방식 중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응답자의 71%가 ‘도덕성과 정책 능력 모두 공개검증’을 택했다.

‘도덕성 검증은 비공개, 정책 능력 검증은 공개’를 택한 응답자는 23%로 나타났다. 의견을 보류한 응답자는 5%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 중의 49%는 청문회에서 도덕성과 정책 능력 중 도덕성을 더 우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책 능력을 더 우선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은 45%로 나타났다.

진중권 동양대 전 교수는 앞선 지난 6월 인사청문회 비공개를 골자로한 법안이 발의되자 쓴 소리를 냈다. 진 전 교수는 당시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이 멀쩡히 다 지켜봐도 막무가내로 임명하는 판에 굳이 숨기거나 감출 필요가 있느냐”면서 “조국, 윤미향 모두 그냥 얼굴에 철판 깔고 임명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임명할 거라면, 최소한 국민의 입장에서 그자가 얼마나 썩었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나”고 했다.

◆경실련 "도덕성 검증은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사안"

앞서 경실련도 민주당의 인사청문회 비공개 추진을 비판한 바 있다. 경실련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당연하게 이뤄져야 하는 합당한 절차와 국민의 권리인 후보자에 대한 자질 검증을 심히 왜곡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인사청문회법을 후퇴시키려고 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개각 시 손쉽게 장관 후보자를 내기 위함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 초기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상진 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데 이어 2기 내각의 조동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은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사안이자, 도덕성 검증의 기본 중 기본”이라며 “이를 비공개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도덕성 검증 청문회 비공개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 개선 TF에는 합의했지만, 자질 검증 문제를 비공개로 하자고 합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검증 참여기관의 신뢰성이 확보돼야 하고, 청와대의 검증 자료가 100% 국회에 제출돼야 한다”면서 “당사자가 제출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면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