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폭언·폭행' 이명희 2심도 집유..."약자들에게 관대·아량을"

2020-11-19 14:31
1심서 사회봉사 80시간 명령 파기...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운전기사 등 직원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고(故)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19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비원과 운전기사 등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항소심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이사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영향력 아래에 있는 이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폭행을 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이 사건 범행이 순간적 분노 표출로 인한 점, 다른 사건으로 사회봉사 명령을 받아 모두 이행한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어 1심에서 선고한 사회봉사 80시간은 다른 사건으로 이행한 점을 고려해 이를 파기했다.

재판부는 판결 이후 "대부분 사건들이 마무리 되갈 텐데 사회적 약자 지위에 있는 이들에게 관대하고 아량을 베푸는 삶을 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이사장은 2011년 1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경비원과 운전기사 등 직원 9명을 상대로 총 22차례 상습 폭행과 폭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인천 중구 하얏트호텔 공사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를 폭행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는 등 업무 방해한 혐의가 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출입문 관리 소홀 이유로 경비원에게 조경용 가위를 던진 혐의도 공소장에 기재돼있다.

이 전 이사장은 또 피해자에게 물을 많이 줘 화초를 죽였다며 화분을 던지는 등 총 24차례에 걸쳐 화분 등을 던지는 폭행한 사실이 알려졌다.

1심은 지난 7월 14일 "대기업 회장의 배우자라는 지위에 있는 반면 피해자들은 운전기사나 자택 관리자 등으로 이씨의 부당한 행위를 감내할 수 밖에 없는 지위였다"면서도 "모든 피해자와 합의했고, 피고인의 나이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