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北 핵 말고 냉면으로 협상…백신 부족해도 北과 나누자"

2020-11-18 22:07
“어떤 장소·시간에서도 최상의 대화 준비”
"도발 우려 있지만 유연한 접근 가능성도"
"코로나 백신·치료제 협력으로 대화 물꼬"
"푸에블로호 송환, 북·미 신뢰 확인 기회"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KBS 뉴스9 방송화면 캡처]



“북한,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고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와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대화 재개의 의지를 재확인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정식으로 북한에 남북 대화 재개를 제안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장관은 일각에서 제기된 북한의 무력도발 우려에 대해 북한도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장관은 18일 저녁 KBS 뉴스9에 출연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망하고, 남북 협력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이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활동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조건부 정상회담을 언급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 구상과 유사한 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 북의 핵 능력이 감축되면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 이런 조건부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놨지 않았느냐”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전했다.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언급했던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의 비핵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이 장관은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 관계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관해 설명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상당 부분을 이해, 존중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비교적 낮게 점쳤다.

이 장관은 “오바마 정부 시절을 보면 (북한의 존재감 부각을 위한 도발) 그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북한도 자신들의 그 당시 정책이 올바른 접근이었는지를 되짚어봤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북한이 이번에는 그런 거친 접근보다는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도 오히려 높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북한이 미사일·핵을 이용한 접근보다 식탁 위에 냉면을 차려놓는 유연하게 대화와 협상으로 나오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군사적인 긴장보다는 평화회담의 분위기가 많아지는 것을 원한다며 북한의 군사적 긴장 조성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피해갈 수 있는 정세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고위급 회담, 특사 파견 등의 조치를 했느냐는 질의에는 “대통령의 최고 정무적 판단의 영역이기 때문에 임의로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통일부 장관으로서) 이미 3~4차례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물꼬를 트자고 제안한 바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어떤 장소, 어떤 시간도 좋으니 북한이 응하기만 한다면 최상의 대화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라며 비공식 접촉보다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영역에서의 접촉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남북 간 대화 물꼬 마련 방안으로 코로나19 방역을 꼽았다.

그는 “만약에 우리가 치료제와 백신을 서로 협력할 수 있다면 북으로서는 그런 코로나19 방역 체계로 인해서 경제적인 희생을 감수했던 부분들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이런 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장관은 특히 “우리가 많아서 나누는 것보다도 좀 부족하더라도 부족할 때 함께 나누는 것이 더 진짜로 나누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코로나19 방역·보건 협력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장관은 ‘푸에블로호 송환’으로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전사들의 유해 송환, 이런 것들이 북·미 간에 서로의 신뢰를 만들어가는 작은 조치들로 이따금 전개돼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푸에블로호의 송환은 북·미 간 굉장히 적극적인 신뢰조치로 평가돼 신뢰를 통한 대화와 협상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