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모든 직원 품겠다…노조 만나 상생방안 찾을 것"

2020-11-18 10:12
양사 중복 인력 많지만 사업 확장해 극복할 것
산은과 오랜기간 논의...3자연합은 "대응 안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지윤 기자]

"현재까지 양사(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규모를 생각했을 때 중복된 인력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노선과 사업을 확장하면 충분히 (구조조정 없이) 할 수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열린 '제32차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본격화하면서 양사 임직원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구조조정 논란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지주사인 한진칼은 전날 산업은행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하며 본격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에 착수했다. 대한항공은 1조8000억원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한다.

조 회장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모든 직원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 같이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일반노동조합을 제외한 양사 5개 노조(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 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가 이번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설득하는 과정을 갖겠다고 했다.

조 회장은 "계약이 끝나고, 인수가 완결되면 상대쪽 노조와도 얘기하겠다"며 "되는대로 빨리 만나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 "우려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가격 인상이나 그런 것들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이 이번 인수를 위해 8000억원을 지원하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 '특혜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조 회장은 "산은에서 먼저 저의 의향을 물어봤고, 할 수 있다고만 했다"며 "여러차례 만나고 오랜기간 얘기하면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자매사인 진에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통합 운영 계획에 대해서는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고(故) 조양호 회장이 이번 인수를 어떻게 평가했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는 "선대께서 도와줘서 이렇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속한 3자연합(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경영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3자연합은 산은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앞으로 3자연합에 대응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조 회장은 이날 한미재계회의에 조 전 회장의 공로패를 대신 받기 위해 참석했다. 조 전 회장은 한미재계회의 6대 위원장으로, 지난 6년간 재임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선친을 기억해주고 양국 간 재계 발전을 위한 공로를 인정해주니 감사하다"며 "회장님이 생전 힘쓰고 기여한 일들을 잘 기억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진그룹 임직원 모두 한미동반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