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1인가구는 은퇴 시점을 평균 62세로 예상했다. 30대 들어 노후 준비를 시작한 경우가 지난해에 비해 늘어났다. 은퇴를 위해서는 5억7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0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조사대상 1인가구들은 평균 62.1세에 은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도 조사(61.3세)보다 소폭 늘어난 것이나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2018년 KB골든라이프 보고서의 은퇴 예상 연령(64.9세)에 비해 2.8년 빠른 시점으로, 다인가구에 비해 빠른 은퇴를 예상하는 1인가구의 성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별로 보면 은퇴 시점이 좀 더 가까이 다가온 5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은퇴 시점을 좀 더 늦게 잡는 경향은 과거와 유사했다. 한편 전년도에 비해 20대와 40대의 예상 은퇴 연령이 좀 더 늦춰진 것으로 나타나 이들 연령대에서 경제력을 좀 더 오래 유지하고자 하는 의향이 강해진 것을 볼 수 있다.

여성의 은퇴 예상 나이(60.8세)는 남성(63.1세)보다 2.3년 빠른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장수하는 경향이 있는 여성들이 충분한 노후준비 기간을 가지는 데 좀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1인가구가 약 22%로 전년보다 소폭 늘어났다. 준비와 계획 모두 없는 경우 또한 소폭 증가했고 계획은 있으나 준비를 시작하지는 않은 경우가 44%를 차지해 전반적인 노후 준비도는 향상되지 않았다.

한편 20·30대에서는 은퇴 준비를 일찍 시작하려는 경향이 관찰되는 등 가능한 빨리 행동에 옮길수록 유리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은퇴 준비·계획 여부는 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30대는 대부분의 소득 구간에서 전년도보다 은퇴 준비를 시작한 경우가 증가했다.

1인가구가 예상하는 은퇴할 때 필요한 자금 규모는 평균 5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조사 때보다 상승한 것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1인가구로 살아가기 위한 현실적 예측과, 저금리·저성장 환경의 지속 및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던 조사 시기 상의 불안 심리가 함께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연령대 별 은퇴자금 예상 규모는 30대가 가장 높은 6억2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경제적 위기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5억7400만원, 40대는 5억6100만원으로 예상했다. 반면 은퇴 시기가 가장 가까운 50대는 5억1500만원으로 30대가 예상하는 금액과 약 1억원의 차이가 있었다.

예상 은퇴자금 대비 현재 어느정도 준비했는지를 묻는 문항에는 22.3%가 준비되었다고 응답했다. 은퇴 예상자금에 적용하면 1인가구들은 평균 1억2700만원 정도는 준비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