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위스키업계①] 연말 성수기 ‘한숨’…“하이볼·칵테일이라도 팔자”

2020-11-16 08:00
외식·유흥시장 코로나19 직격탄…위스키 업체 실적 ‘반토막’
업계, 한정판·칵테일 출시와 하이볼 마케팅 등 돌파구 모색

[사진=페르노리카코리아, 골든블루, 디아지오코리아]


연말 성수기를 맞은 위스키 업계가 한숨짓고 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며 쪼그라들던 위스키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외식·유흥시장이 큰 타격을 받으며 위스키 업체들의 실적은 반토막 났다. 업계는 한정판 제품과 칵테일 출시, 하이볼 마케팅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16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위스키 수입량은 1만441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줄었다. 수입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5% 감소한 7447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위스키 업체들의 실적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2019년 7월~2020년 6월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8.3% 감소한 200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6% 줄어든 200억원에 그쳤다.

페르노리카코리아도 같은 기간 매출액이 916억원으로 13.2%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61억원을 거둬 흑자전환했다.

골든블루는 지난 상반기 매출액이 54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4% 줄었다. 다만 판관비 감소 등으로 영업이익은 20% 늘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면서 유흥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위스키 시장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위스키 판매량은 2009년부터 내리막을 걷고 있다. 특히 2016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과 2018년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2, 3차는 물론 회식도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주류출고 동향을 보면 2018년 130㎘이던 위스키 국내 출고량은 2019년 70㎘로 42.9%나 감소했다. 2014년 출고량인 900㎘와 비교하면 무려 90% 이상 출고량이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스키 업계는 겨울철 성수기를 공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최근 캔 형태의 칵테일 제품 ‘깔루아 에스프레소 마티니 캔’을 커피빈을 통해 정식 출시했다. 커피 리큐르 깔루아에 아라비카 원두 에스프레소, 보드카를 최적의 비율로 섞였다. 200mL 캔으로 출시됐으며 도수는 4.5%이다. 매장에서 취식할 경우 간단한 스낵과 마티니 글라스가 함께 제공된다.

골든블루는 최근 ‘골든블루 사피루스 하이볼 패키지’를 선보였다. 지난 5월 업소용으로 ‘골든블루 더블샷 하이볼’을 출시한 이후 가정에서 하이볼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패키지 뒷면에는 ‘하이볼 전용잔에 레몬 4분의 1조각을 얼음과 함께 넣고 위스키 원액과 탄산수의 적당량을 잔에 채우면 된다’는 하이볼 제조 방법도 설명됐다.

디아지오코리아는 한정판 ‘조니워커 블루 레이블 20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과 ‘조니워커 블루 레이블 레전더리 8’을 출시했다. 조니워커 블루 레이블은 1만개의 오크통 가운데 오직 하나의 오크통에서 선별된 원액만을 블렌딩해 탄생했다. 한정 수량만 생산되며 고유 일련번호가 새겨졌다. 조니워커 블루 레이블 레전더리 8은 숙련된 위스키 메이커 12명이 협업해 블렌딩해 탄생시킨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위스키 판매가 줄어드는 추세에 확 바뀐 회식 문화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스키 업계의 생존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위스키 업체들이 여러 타개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유흥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지 못한다면 단시간 내 매출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