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논란' 대검 현장 검증…윤석열 '뒷주머니' 의혹 규명되나
2020-11-08 16:31
윤석열 검찰총장의 '뒷주머니 쌈짓돈'이라는 지적이 불거진 대검찰청 특활비에 대해 정치권이 현장 검증에 나선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9일 오후 2시 대검찰청을 찾아 법무부와 대검의 특수활동비 집행내역을 현장 검증한다.
특활비 논란은 지난 5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불거졌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 기타 국정 수행 활동에 드는 경비다.
추미애 법무 장관은 "대검에서 올해 94억원을 일괄 수령해 임의로 집행하는데 어떻게 썼는지 보고하지 않아 알 수가 없다"며 "총장이 (특활비를) 주머닛돈처럼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총장이 중앙지검장일 때와는 다를 것"이라며 "업무 강도가 높은 지검일 텐데 특활비를 내려보내지 않아 수사 애로를 겪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대검 특활비 예산이 '정계 진출설'이 나오는 윤 총장 정치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민주당 의원들 질의엔 "그런 지적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추 장관은 특수활동비 배정 등 집행과 관련해 대검 감찰부에 신속히 조사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구체적으로는 월별 내역을 포함한 전국 검찰청·대검 부서별 직전 연도 동기 대비 지급 또는 배정 내역, 특정 검사나 부서에 1회 500만원 이상 지급하거나 배정된 내역을 확인하라는 것이다.
추 장관의 지시에 따라 대검 감찰부는 대검과 일선청의 지급·배정 내역을 토대로 윤 총장이 특정 청이나 부서에 몰아준 내역이 있는지, 총장은 사적 유용 사실이 있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검찰 특활비는 월별, 분기별 집행계획을 세워 집행하고 수사상황에 따라 추가 집행하며, 관련 규정에 따라 집행 자료를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검찰의 특활비는 이미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법무부와 검찰은 검찰의 특활비 집행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했다.
'돈봉투 만찬'은 이영렬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 특활비로 부하직원들에게 격려금을 줬다가 중징계인 면직처분을 받은 사건을 말한다.
검찰의 특활비는 법무부 검찰국을 통해 대검으로 배정되고, 대검은 수사 및 정보 수집 활동 수요를 감안해 일선청 기관장에 배당한다.
2018년부터 집행내역기록부를 작성해서 관리하고 있는데, 현금 집행은 수령증이나 계좌내역을, 카드 집행은 카드명세서를 첨부해야 된다. 다만 특활비는 수사 기밀성, 정보 제공자 보호를 이유로 업무추진비, 특정업무경비와 달리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밝히지 않는다.
이번 현장 검증을 통해 윤 총장이 특활비를 임의로 집행했거나, 선별적으로 지급하는 등 일종의 제 식구 챙기기를 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정치적 행보'를 해왔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특활비는 영수증을 제출하거나 사용 내용을 공개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번 현장 검증에서 세부 집행 내역까지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현장 검증에선 법무부 특활비에 대한 검증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