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우편서비스 모습은…"자율주행차·로봇이 접수·배달"

2020-10-28 16:00
과기정통부·우본 '우정사업 자율주행 시범운영' 행사개최
사람없이 우편물 접수해 싣고 달리는 무인우체국 자율차
인간 집배원 대신 무거운 물건 대신 옮겨 주는 추종 로봇
택배함도 자율주행…실내 수취인 찾아가는 우편배달로봇

코로나 이후에 대비해 인공지능(AI) 및 자율주행 차량·로봇 등 각 분야 전문 민간기업과 관련 기관들이 개발한 비대면 우편물 접수·배달 기술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술 개발을 지원한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이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내년 이후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주요지역 대학·대단지 등으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정사업본부는 28일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서 '자율주행 차량·로봇 이용, 찾아가는 우편 무인·접수 배달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우정사업 자율주행 시범운영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현장에선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집배원 추종 로봇, 우편물 배달 로봇, 3종의 서비스가 시연됐다.

시연을 통해 모바일 기기와 AI·로봇 기술을 활용해 각 단계별 비대면 우편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이 제시됐다. 스마트폰 앱을 사용한 우편물 접수 신청 단계, 무인우체국이 우편물을 수령하고 운반하는 단계, 추종 로봇이 인간 집배원을 도와 우편물을 옮기는 단계, 배달 로봇이 실내에서 수취인을 찾아 우편물을 전하는 단계가 진행됐다.
 

우정사업본부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키오스크. [사진=우정사업본부 제공]

 
우편물 발송·운반·수령 각 단계별로 디지털화·지능화

무인우체국은 우편물 접수, 보관, 배달을 처리한다. 우편물을 배송하려는 사용자는 우체국 앱으로 우편물 배송을 접수해 바코드를 발급받은 다음, 이를 무인우체국 차량에 탑재된 단말(키오스크)에 인식시키고 차량의 보관함에 넣으면 된다. 차량에서 결제도 처리된다. 무인우체국 차량은 수취인에게 앱이나 문자로 인증번호 및 차량 도착예정시간을 안내한 뒤 스스로 배달할 위치로 이동하고, 배달장소에서 키오스크에 인증번호를 입력한 수취인에게 보관함을 열어 우편물을 내 준다.

무인우체국 자율주행차 기술·서비스 개발을 포스트큐브가 주관해 수행했다. 스프링클라우드, 교통연구원, 자동차연구원이 참여했다.

집배원 추종 로봇은 인간 집배원과 함께 우편물을 배달하는데, 고중량 우편물 운반을 담당한다. 집배원이 앞장서 이동하면 추종 로봇은 집배원의 옷으로 그를 인식하고 따라다닌다. 집배원은 우편물의 최종 배달지 근처에서 추종 로봇을 직접 활용할 수 있다. 추종 로봇이 고중량 우편물을 직접 배달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던 인간 집배원의 업무 강도를 낮춰 줄 수 있다. 우편물 수취인이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추가로 신청할 필요는 없다.

추종로봇 기술·서비스 개발을 언맨드솔루션이 주관해 수행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이 참여했다.

우편물 배달 로봇은 건물 내에서 수취인이 있는 장소로 우편물을 배달한다. 사용자가 우편물을 접수하면서 로봇배달을 신청하면, 집배원이 해당 우편물을 배달 로봇에 보관한다. 이후 배달 로봇의 보관함 번호와 비밀번호를 안내하는 문자가 수취인에게 전송된다. 수취인은 앱을 통해 배달 로봇에게 우편물 배달을 요청할 수 있다. 배달 로봇은 자율 주행으로 지정 장소에 이동한 다음, 수취인이 비밀번호를 입력했을 때 보관함을 열어 우편물을 내 준다.

우편물 배달 로봇 기술·서비스 개발을 트위니가 주관해 수행했다. 지텍이 참여했다.
 

우정사업본부 자율주행 무인우체국 차량 외형. [사진=우정사업본부 제공]

 
우본, 디지털뉴딜 일환으로 비대면 우편물류 혁신 추진

우정사업본부는 미래 우편물류서비스의 기술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서비스 기술개발 지원을 받아 올해 5월 자율주행 우편물류서비스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이로써 대국민 우편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고 집배원의 안전사고를 줄이면서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물류기업의 생산성 향상·신사업 창출기회 제공을 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7월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산업·기술 생태계 강화와 비대면 산업 육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물류산업에 AI·사물인터넷(IoT)·로봇 등 첨단기술을 적용하는 물류 기술개발과, 교통·물류·배송 등을 디지털화해 도시를 하나로 연결하는 스마트시티 기반 마련을 추진 중이다.

이 서비스는 다음달말까지 누구나 상시 이용할 수 있도록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서 시범 운영된다. 내년부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인 세종시의 일반도로(세종우체국 근방)에서 무인 우편 접수·배달 서비스가 제공되고, 이후 대학·대단지 산업시설 등으로 서비스 지역 권역이 확대 운영될 예정이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시연 행사는 디지털뉴딜의 실현과 코로나 이후 시대를 대비한 미래 우편물류 서비스의 신호탄이 돼 스마트시티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자율주행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비대면 우편물류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개발된 기술이 조기에 실제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연을 최 장관, 박종석 우정사업본부장, 정진택 고려대학교 총장,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이 참관했다. 각 자율주행 차량·로봇 개발 기업·기관 관계자로 무인우체국은 포스트큐브, 스프링클라우드,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교통연구원, 집배원 추종 로봇은 언맨드솔루션,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우편물 배달 로봇은 트위니, 지텍에서 참석했다.
 

우정사업본부 자율주행 우편물 배달 로봇. [사진=우정사업본부 제공]

 
"해외 유통·물류기업 자율주행 차량·로봇 활용 주목"

정부는 세계적인 비대면 문화 확산, 5세대(5G) 이동통신 및 AI 기술 발전으로 실제 물류 업무환경에 자율주행 차량 및 로봇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시간·장소 제약 없는 배송과 배달인력 인건비 절감을 통한 경쟁력 강화 가능성이 대두돼, 이 분야 기술 활용에 주목하는 유통·물류 기업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등 몇몇 다른 국가 우편·배송 서비스의 신기술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노르웨이 우정은 편지·소포 배달용 자율주행 로봇(PNMR·Posten Norge Mail Robot)을 도입했다. 일본 야마토(Yamato)는 자율주행 소포배달 차량인 로보네코 야마토(Roboneko Yamato) 개발을 추진 중이다.

스위스 우정은 미국 '스타십 테크놀로지스(Starship Technologies)' 자율주행 로봇을 포스트봇(PostBot)으로 선정하고 약 800㎞ 거리 주행과 배송을 통해 활용가능성을 실증했다. 베른, 뒤벤도르프 등 일부 도시에서 식품·의약품 등을 배송하는 시범운영 사업을 무사고로 진행했다.

독일 우정은 프랑스 '에피던스(Effidence)' 로봇으로 개발한 맞춤형 포스트봇(PostBot)을 활용하고 있다. 포스트봇은 집배원과 함께 스마트시티 바트 헤르스펠트(Bad Hersfeld)에서 우편·소포 배달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센서를 통해 집배원의 경로를 자동 추적해 따라다니며, 6개의 선반에 최대 150㎏까지 우편물 적재·운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