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다시 보는 외통위 이슈···이수혁, 연이은 '폭탄 발언'에 강경화 진땀
2020-10-27 10:42
이수혁 "우리 국익이 돼야 앞으로도 美 선택"
과거 발언 논란 해명했지만...이후 더 큰 논란
강경화 "일부 표현 문제...조치 필요한 상황"
과거 발언 논란 해명했지만...이후 더 큰 논란
강경화 "일부 표현 문제...조치 필요한 상황"
제21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는 이수혁 주미 한국대사의 한·미 동맹 격하 발언이 구설수에 올랐다.
미·중 갈등과 관련한 자신의 과거 발언을 해명하기 위한 차원이었지만, 의도치 않게 더 큰 논란을 불러 눈길을 끌었다.
외교부는 이 대사 발언의 부적절성을 인정하며 필요 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사는 지난 12일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주미 한국대사관 국정감사에서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어 여야 의원의 반발을 불렀다.
이 대사는 "앞으로도 미국을 사랑할 수 있어야, 우리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한·미 동맹도 특별한 것"이라며 "사랑하지도 않는데 70년 전에 동맹을 맺었다고 해서 그것을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 대사는 지난 6월 현지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중 갈등 상황에 대해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가 즉각 "한국은 수십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며 반박성 논평을 내놔 미국 정부가 이 대사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대놓고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랐다.
이 대사는 지난달 3일 조지워싱턴대 화상 대담에서 내놓은 발언도 연이어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우리는 한·미 동맹의 미래상을 숙고해봐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미국은 우리 동맹이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역내 무역파트너 중 하나라는 사실이 고려돼야 한다"라고 짚었는데, 이런 그의 발언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식으로 풀이된 탓이다.
◆강경화 장관 "일부 표현 문제...조치 필요"
잇달은 뭇매에 이 대사는 국정감사에서 "외교관이면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 하고 오해의 소지가 없어야 하는데 오해가 생겼다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분명히 밝힐 게 있다. 당시 발언의 전후 맥락을 보면 미국과의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지 구구절절 표현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서 그것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제정책, 경제문제에 중국에 비중을 둬야 하고,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경험칙"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 대사는 해당 발언으로 재차 '주재국 대사로서 양국 동맹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시비에 휘말렸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같은 날 별도 입장을 내고 "이 대사의 발언은 한·미 동맹이 한·미 양국 국익에 부합했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기에 강력하게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취지"라며 그의 발언을 적극 해명했다.
이와 관련, 강 장관은 전날 외교부 등 종합감사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 대사의 발언이 외교부 본부의 대미(對美) 외교 방침에 부합하느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지적에 "일부 표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강 장관은 또 '이 대사의 발언에 대해 주의 조치를 했느냐'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아직 (조치를) 안 내렸지만 대사의 발언의 취지라든가를 충분히 검토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모종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