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별세] "삼성 이재용 시대, 좋은 변화 있을 것"

2020-10-27 06:00
정·재계, 이건희 회장 애도 속 기대감
삼성물산 등 관련 주도 일제히 상승

재계의 ‘큰 별’이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에 대한 국내외 정·재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산업계를 떠받치던 아버지 이 회장의 자리를 온전히 이어갈 것이란 평가다. 이 부회장도 선대 회장의 뜻에 더해 자신만의 삼성을 구축해갈 것을 약속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이 회장의 장례 이틀째를 맞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정·재계 주요 인사들은 고인에 대한 애도와 함께 이 부회장에 대한 기대감도 속속 내비치고 있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취재진과 만나 “이 부회장의 시대가 활짝 열리길 바라는 게 고인의 마지막 생각이 아니셨을지 영정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막역한 것으로 알려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 부회장 체제를 맞은 삼성의 변화에 대해 “여러 가지 좋은 쪽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삼성에 대해 “이제까지 고인께서 해오셨듯 한국 경제를 더욱 부양하고 앞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외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싱하이밍 주한 주중대사는 “삼성이 이 부회장 지도 하에 중국과 경제 협력관계를 한층 높이길 믿는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 5월 이 부회장도 이 회장의 공과 함께 과로 받아들였던 문제점들에 대해서 개선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삼성준법감시위원회가 요구한 핵심 조건을 모두 이행하기로 했다. 준법감시위는 경영권 승계 논란과 노조 문제에 대한 사과와 함께 시민사회와의 소통, 재판과 상관없이 준법감시위 활동 보장을 약속하라고 권고했다.

더불어 이 부회장은 '새로운 삼성'을 두 차례 강조하며 국격에 어울리는 삼성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자부하기는 어렵지만,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를 갖게 됐다"며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며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 신사업에도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은 주식 시장에도 불었다. 이 부회장의 새로운 삼성에 대한 기대감에 관련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이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1만4000원(13.46%) 오른 11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번째로 지분이 많은 삼성에스디에스(9.2%)도 전날보다 9500원(5.541%) 오른 18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 회장이 삼성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도 전날보다 2400원(3.80%) 오른 6만5500원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대내외 경영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 이 부회장을 중심으로 삼성이 빠른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며 “정·재계에서 이 회장의 애도와 함께 이 부회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