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이드뉴스] '리틀 이건희' 이부진, 각별했던 부녀의 정(情)
2020-10-26 06:00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6년간의 투병생활 끝에 향년 78세의 일기로 25일 별세했다.
초일류기업 삼성 왕국의 수장이었던 이 회장은 재계 거목이라는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딸 바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줘 세간의 주목을 받아왔다.
이 회장은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과의 사이에서 장남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삼녀인 이윤형씨는 2005년 해외 유학 도중 사망했다.
특히 이부진 사장과는 두 손을 꼭 맞잡은 채 환한 미소를 띠고 등장하는 일이 잦아 이부진 사장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알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세간에선 이 회장의 외모와 업무능력을 꼭 빼닮은 이부진 사장을 '리틀 이건희'라고 부르는 정도였다.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두문불출하던 이 회장은 201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에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과 함께 나타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부진 사장은 아버지의 신임에 보답하듯 그해 4월 인천국제공항 신라면세점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유치하는 데 성공해 오너 3세라는 꼬리표를 떼고 차세대 여성 경영인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그로부터 몇 개월 뒤 이부진 사장은 그룹 인사에서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 전무에서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사장으로 파격 승진했다. 삼성물산 고문도 함께 맡게 됐다.
당시 업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이부진 사장의 호텔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평이 나왔다.
삼성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삼성물산 상사고문 겸임은 호텔신라 면세점 사업과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신임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이듬해 8월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서 여성 임원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면서 "여성이 임원으로 끝나서는 역량을 다 펼칠 수 없을 수도 있다"며 "사장까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경쟁에서 질 이유가 없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는 이건희 회장 딸인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도 함께했다.
이 회장은 2012년 1월 다시 한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등장해 종일 두 딸의 손을 꼭 잡고 다니며 각별한 딸 사랑을 과시했다. 홍 여사와 이재용 사장은 이 회장 뒤에서 부스를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