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현미경] 빅히트엔터, 'ㅂ(방탄소년단) ㅂ(방시혁) ㅂ(빅히트)' 신화···시총 6조 공룡이 되다

2020-11-09 00:00

[방탄소년단 모습,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한류, K팝 등으로 대변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핵심 산업이 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콘텐츠 산업 전체 매출액은 125.5조원으로 전년 대비 5.4% 성장했고 관련 종사자와 수출 규모도 덩달아 증가했다. 국가별 콘텐츠 시장 규모도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 이어 623억 달러로 한국이 7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서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1위는 무엇일까? 'K팝' 3위가 '드라마'가 차지할 정도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산업군이자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에 한류 문화를 이끈 주요 엔터테인먼트의 설립부터 현재,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보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내일을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 결과, 해외 팬들에게 K팝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1위에 '방탄소년단(BTS)'이 꼽혔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지난 몇년간 JYP, SM, YG 엔터 3사로 불리던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중소 기획사로 출발, 거대 공룡이 된 꿈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점검해봤다. 

◆ 흙수저 아이돌, 'BTS의 성공신화'···내일의 희망이 되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시혁 대표 프로듀서가 지난 2005년 2월 설립한 가요기획사다. 혼성 그룹 '에이트', 걸그룹 '글램'을 거쳐 2013년 방탄소년단(BTS)을 론칭했다. 대형 기획사 중심이었던 아이돌 시장에서 빅히트엔터가 처음부터 빛을 본 건 아니다. 

빅히트는 에이트와 2AM을 제작, 위탁 관리하며 내실을 키웠고, 방탄소년단(BTS)을 통해 '콘텐츠'의 힘을 입증했다. 빌보드 핫차트 100 1위를 차지하며 국내 K팝 역사를 다시 쓴 BTS를 필두로 가요 엔터업계 빅3 SM, YG, JYP를 넘어 '1인자'로 올라섰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6년 매출 360억 원으로 성공 신화를 쓰기 시작한 빅히트는 2017년 924억, 2018년 2142억, 2019년 5879억(영업 이익 975억)으로 폭풍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빅히트는 2년여 전부터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고 입수 합병 등을 통해 현재 여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중심인 빅히트 쓰리식스티, IP(지식재산권) 사업을 책임지는 빅히트 아이피, 플랫폼 사업 담당 beNX, 음악 게임 회사 수퍼브는 사업의 영역이고 CJ ENM과 합작사 빌리프랩을 비롯해 쏘스뮤직,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매니지먼트 영역이다.
 
빅히트엔터의 가장 독보적인 아티스트는 단연 BTS다. 올해 상반기 BTS의 앨범판매량은 427만장으로 2위인 세븐틴(121만장)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준. 빅히트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87.7%. 지난해에는 무려 97.4%를 차지했다. 음반 판매뿐만 아니라 음원스트리밍, 공연, 굿즈 판매에서도 BTS가 압도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빅히트=BTS'라는 수식어가 전혀 과하지 않을 정도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에 상장한 첫날인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앞줄 왼쪽)과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0.15[사진=사진공동취재단]

BTS가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결정적 힘은 무엇일까? 

우선 BTS 성장 동력의 중요 부분으로 꼽히는 지점은 '뉴미디어'다. BTS는 유튜브와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며 음악 시장의 경계가 흐려진 점을 적극 공략했다. BTS 멤버 RM은 "우리는 뉴미디어의 혜택을 많이 받은 그룹"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빅히트는 소셜미디어의 중요성과 활용법을 그 어느 기획사보다 빨리 인지했다. BTS 멤버들은 해외 콘서트를 마치면 호텔 방에서 인터넷 개인방송 앱으로 전 세계 팬들과 대화를 나누고, 빌보드 1위 후에는 자축 셀카를 올렸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여행 사진을 올렸다. 특별한 날의 이벤트가 아닌, SNS가 일상이 됐다.
 
빅히트는 기존의 아이돌과 다른 '탈 신비주의 아이돌' 노선을 갔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팬들은 다양하고 리얼한 영상을 통해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고, 내 가수와 '거리감'을 줄일 수 있었다.

BTS 성공의  또 하나는 현실과 접목된 세계관이 꼽힌다. BTS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등 앨범을 낼 때마다 연작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형성한 후 한 세계관을 만들고 팬들을 끌어들였다. 이런 공감대는 세계적인 팬덤 구축으로 이어졌다. 

◆ BTS 성공전략 키워드 3 '탈신비주의·IT기술 접목·세계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BTS라는 주요 콘텐츠가 있다면 이 콘텐츠를 변화·발전시킬 미래 산업의 축이 존재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정보기술(IT)트렌드를 접목시킨 콘텐츠 플랫폼 '위버스'다. 위버스로 인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향후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위버스는 온라인에 흩어져 있던 팬 커뮤니티를 모바일로 구현한 공간으로, 전 세계 아미들을 한 곳으로 결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K팝이 가지는 콘텐츠와 상품들을 전 세계로 자체적으로 유통하는 통로인데,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위버스에서 공연 티켓이나 한정판 상품(굿즈)을 바로 구입할 수 있게 한 위버스샵도 오픈하는 등 위버스는 빅히트가 추구하는 '생태계'의 주요 중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빅히트는 위버스 덕을 톡톡히 봤다. 공연 매출이 고꾸라진 상황에서 위버스샵을 포함한 위버스의 매출은 2019년 31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127억원으로 급증했다. 회사 매출의 단 9.7%에 그치던 비중이 1년 만에 38.3%로 4배 이상 커졌다.

위버스의 시장 반응도 양호하다. 위버스 애플리케이션은 구글과 애플 양대 플랫폼 합계 1000만 다운로드를 상회하고 있다. 10월 초 현재 전 세계 위버스 가입자는 1500만 명 이상에 이른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만의 차별점은 글로벌시장에서 최초로 출범한 팬덤 전문 플랫폼 위버스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향후 팬과 스타의 ‘소통’ 공간, 독점 콘텐츠를 활용한 ‘구독’ 비즈니스모델, 각종 상품과 콘텐츠가 유통되는 ‘커머스’, 특히 온라인 공연의 주요 매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코스피에 상장한 첫날인 10월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장기념식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이 기념사 하고 있다. 20.10.15[사진=사진공동취재단]

◆ BTS의 아버지 '방시혁의 존재'···세계를 이끄는 리더 중 1인
 
이처럼 BTS의 성공이 다른 아이돌 그룹들의 성공과 비교해 높은 가치로 평가되는 것은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아티스트적인 면과 뚜렷한 정체성, 그리고 빅히트가 가지고 있는 기획력의 시너지 때문이다. 실제로 BTS는 지금까지 노래와 앨범이 하나의 서사로 연결되어 있고, 이를 활용한 다른 장르로의 확장성까지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대 기획사와 달리 방 대표와 가수간에 끈끈한 친밀도를 유지하고 있는 특수한 관계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BTS가 글로벌돌로 성장할 수 있었던 든든한 지원군, 팬덤 아미의 탄생 배경에도 '정서적 유대'가 깃들어 있다. 
 
BTS를 세계적인 스타로 키워낸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서울대학교 미학과 재학 중이던 1995년 남성듀오 체크의 '인어 이야기'를 작곡하며 작곡가로 데뷔했다. 이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프로듀서와 수석작곡가 등을 지내며 수많은 히트곡을 썼다.

BTS 멤버들은 1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남긴 재작년 10월 빅히트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일반적으로 재계약은 계약종료 시점을 바로 앞두고 이뤄진다. 반면, 조기 재계약은 프로스포츠 등 일부 최고스타들에게 적용되는 선진적 방식이었다.

방시혁과 빅히트는 BTS 멤버들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최고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가수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것"이 빅히트와 방시혁의 철학이다.

방 의장은 상장을 앞두고 BTS 멤버 1인당 6만8385주씩을 균등하게 증여, 의리를 지켰다. 멤버별로 갖게 된 빅히트의 주식 가치는 약 92억여원에 달한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 상장까지 완수한 빅히트엔터가 향하는 다음은 어디일까?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의장은 지난달 15일 "이제 상장사로서 주주와 사회에 대한 깊은 책임 의식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빅히트 설립 15주년"이라며 "음악과 아티스트로 세상에 위안과 감동을 주려는 작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시작했지만 어느새 4개의 레이블과 7개의 종속법인을 보유하고 1천여명 구성원이 이끄는 글로벌 기업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음악과 아티스트로 모두에게 위안을 주겠다는 처음의 다짐을 잊지 않겠다"며 "현재를 살아가는 모두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세계 최고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기업으로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4년 전만 해도 중소기획사였던 빅히트는 시총 6조에 육박하는 거대 기업으로, BTS는 빌보드 핫차트 100 1위 아티스트로 각각 최고의 위치로 거듭났다. K팝의 새 역사를 넘어 세계 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써가고 있는 BTS는 콘텐츠가 가진 힘을 온 몸으로 증명해냈고 세계에 한류가 해낼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무한히 입증했다. 그들이 뿌린 씨앗으로 제 2, 제 3의 BTS가 탄생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