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러도 튀어오른다" 태국 시위 전국 확산

2020-10-19 10:40
코로나19에 정치불안 겹쳐 경제 타격 더욱 커질 수도

동남아 1위 경제 대국 태국이 흔들리고 있다. 현 총리와 왕실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대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방콕을 가득 메웠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경찰은 대규모 집회를 금지했으며, 만약 시위가 이어질 경우 진압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시위대는 점차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태국 수도 방콕의 중심가에서 민주화운동 시위대가 거리를 가득 메운 채 집회를 벌이는 동안 한 참석자가 독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시위대의 퇴진 요구를 일축하고 상황이 악화하면 비상칙령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방콕 중심지 중 하나인 전승기념탑에서 일부 시위자들은 구금된 시위대 사진을 들고 이들을 즉시 석방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태국 내 시위는 점차 전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방콕 외에도 12개 이상의 지역에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시위에 나선 시민들은 당국의 시위 금지를 피하고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 조직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연속 이어지고 있는 시위는 아직은 평화 시위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주말 시위에 앞서 몇 개의 기차역을 폐쇄할 것을 명령했으며, 시위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폭력 사태 방지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최근 태국에서 발생하는 시위는 태국 왕실에 대한 비판이라는 오래된 타부를 깨면서 더욱 국내외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왕실에 대한 비판적 토론이 법으로 금지된 것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이어 현 정부의 퇴진은 물론 지난 2014년 군부의 쿠데타 이후 초안이 완성됐던 헌법을 재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대는 2019년 선거 이후 헌법은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시위에 따라 정부는 헌법 개정에 어느 정도 나설 수는 있지만, 시위대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십 명에 달하는 시위대 지도층들을 잡아들였지만, 사위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관광업과 수출중심의 태국경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정치적 불안은 경제 위기를 더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는 태국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코로나19 확산 대응을 위해 외국인에게 걸어 잠갔던 국경을 다시 열고자 했던 태국 정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은 엄격한 출입국 제한으로 코로나19 대응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대규모 집회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