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남영신에...5.18 유가족 "환영한다. 국민 통합 밑거름 되길"

2020-10-16 20:54
"만시지탄 아쉬움... 40년 고통 모두 치유할 수는 없어"

5·18단체가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16일 5·18 당시 군대가 개입한 것에 대해 공식 사죄하자 환영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16일 성명을 통해 "만시지탄의 아쉬움이 있지만 육군의 최고 책임자가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는 사실을 높이 평가하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육군참모총장의 사과가 아직 침묵하고 있는 관련자들의 용기 있는 참회와 고백으로 이어져 5·18에 대한 진상이 명백히 밝혀지길 바란다"며 "이것이 화해와 용서의 장으로 승화되고 국민 통합의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오늘 남 총장의 사과가 업보처럼 등에 지고 살아온 40년의 한과 고통을 모두 치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남 총장은 이날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1980년 5·18에 광주민주화운동에 군이 개입한 건 대단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족분들에게 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민홍철 국방위원장은 "육군의 역사에서뿐 아니라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 육군이 새로운 미래로 출발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은 "5·18 진상조사위원회가 작년부터 가동 중인데 육군이 제대로 협조를 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아무런 제약 없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 총장은 협조를 약속했다.

 

16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육군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경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