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종목단체 회장사 찬조금 연평균 257억원…최태원 195억 1위

2020-10-13 18:05
김예지 “비인기 종목, 대기업 회장사 찬조금에 의존”

대한체육회 회원종목 단체장을 역임하고 있는 대기업 회장(또는 임원)이 연평균 약 257억원의 찬조금을 기부, 종목단체 운영 예산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대기업 회장의 찬조금이 종목단체 운영 예산의 40%를 충당하는 경우도 많아, 엘리트 체육 발전에 기업의 지원과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체육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4개 경기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대기업 회장이 낸 찬조금은 지난 2017년 248억615만원, 2018년 272억7655만원, 2019년 255억1410만원으로 연평균 약 257억원의 찬조금을 기부해 종목단체 운영 예산을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총 195억원의 찬조금을 기부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3년간 총 108억1700만원을 기부했다.

이외에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인 정몽원 한라 회장이 67억5000만원 △대한펜싱협회 회장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62억1700만원 △대한스키협회 회장인 김치현 롯데건설 고문이 60억3500만원 △대한축구협회 회장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50억2000만원을 최근 3년간 기부했다.

또 △변창흠 한국주택공사 사장(대한근대5종연맹) 48억8600만원 △배호원 삼성전자 고문(대한육상연맹) 45억원 △김상항 삼성생명 상담역(대한빙상경기연맹) 34억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대한탁구협회) 30억원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상임고문(대한사격연맹) 27억6000만원△한찬건‧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대한체조협회) 24억원 △구자열 LS그룹 회장(대한자전거연맹) 11억200만원 △박석원 두산 부회장(대한철인3종협회) 8억900만원 등을 기부했다. 이들 14개 회장사 찬조금 합계는 3년간 752억8400만원에 이른다.

대한축구협회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높아 찬조금이 결산액의 1~2% 정도지만, 자체적으로 수익모델을 만들기 어려운 비인기 종목의 경우 회장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65억원씩 찬조금을 출연했는데, 이는 대한핸드볼협회 결산액의 40%를 웃도는 금액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17년 35억4300만원, 2018년 36억8500만원, 2019년 35억8900만원 등을 기부했다. 이는 대한양궁협회 해당연도 결산액의 58.8%, 61.8%, 4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외에도 대한근대5종연맹,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대한펜싱협회 등이 결산액의 30% 이상을 회장사 찬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김 의원은 “과거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기업들의 후원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비인기 종목들의 경우 기업 총수 찬조금에 의존하며 운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현 정부의 반기업 정서 속에서 기업들의 체육계 후원은 풍전등화와 같다”면서 “우리나라 체육계 수장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젠 기업 총수들을 만나 지속적인 체육계 지원 및 투자를 호소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국제체육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이나 남북 공동개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우리나라 엘리트 체육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사진=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