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징용 관련 조치 없으면 스가 총리 한국 안간다"

2020-10-13 08:04
"강제징용 日 기업 자산 매각 않겠다고 보증해야"

일본 정부가 한국에서 열릴 차례인 한·중·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제 동원 문제 관련 수용할 만한 조치가 없으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중·일 정상회담 참석 조건으로 외교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배상 소송의 피고인 일본 기업 자산 매각 문제와 관련해 일본 측이 수용 가능한 조치를 내놓을 것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한국이 적절한 대응 조치를 하지 않으면 올 연말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에 스가 총리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 법원이 압류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이 현금화되지 않는다는 보증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현금화의 우려가 있는 한 스가 총리는 한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올해 안에 한·중·일 정상 회담 개최 환경이 갖춰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말 일본 외무성 간부도 한국 정부가 피고인 일본 기업 자산을 매각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스가 총리가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중·일 정상회담은 3개국이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안에 서울에서 회담 개최를 추진해왔는데 여기에 일본 정부가 조건부 참석을 내건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교도통신은 "일본은 이전에 정상회담 참석을 외교 카드로 쓰는 다른 나라의 수법을 비판해왔다"면서 "(이번) 대응은 (과거의 모습과) 모순된다는 인상을 부정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