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통령 토론] "부통령님, 제가 말하고 있습니다"...해리스VS펜스, 치열한 공방(상보)

2020-10-08 12:06
전반적으로 차분한 정책 토론...코로나19 사태 두고 집중 공방전
"조는 계획이 있다" 해리스, 트럼프 실패 집중 부각...펜스는 해명

#."부통령님, 제가 말하고 있습니다. 마저 모두 말하게 해주십시오. 그래야 우리가 대화(conversation)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vs "사실이 아닙니다.(Not true)"

오는 11월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부통령 후보들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권의 실패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공세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진땀을 뺐다.
 

7일(현지시간) TV 토론회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사진=유튜브/뉴스위크]

미국 동부시간 기준 7일 오후 9시(우리 시간 8일 오전 10시)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유타대학에서 펜스 부통령과 해리스 상원의원은 90분간 부통령 후보 TV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은 검사 출신으로 자타공인 명실상부한 토론 저격수인 해리스 의원이 트럼프 정권에 대한 공세를 몰아치면 펜스 부통령이 이를 방어하며 받아치는 형국으로 진행됐다.

선공에 나선 해리스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미국 국민은 우리나라(미국) 역사에서 행정부의 가장 큰 실패를 목격했다"며 "이 행정부는 재선될 권리를 몰수당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의원은 이어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몇 번이나 언급해가며 "트럼프 행정부는 알고 있었지만 사실을 은폐했으며 심각성을 축소했다"면서 "행정부의 무능으로 너무 많은 희생을 치렀다"고 몰아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첫날부터 미국의 건강을 최우선에 뒀다"고 반박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초고속 작전으로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미국인 수백만명의 목숨을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최선을 다해 대응했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지한 정책 토론을 이어갔다. 지난달 29일 첫 대통령 TV 토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막말과 말 끼어들기로 '역대 최악의 대선 토론'이란 혹평을 받았던 것을 의식한 탓이다.

사회자인 수전 페이지 USA투데이 워싱턴국장은 두 후보의 발언 시간을 철저히 제한하고 한 후보가 상대 후보의 발언 중 끼어들 경우 엄격히 제지했다. 다만, 일각에서 요구했던 발언 시간 종료 후 마이크 음소거 조치까진 실현되지 않았다.
 
"조는 계획이 있다" 해리스, 트럼프 실패 집중 부각...분위기 과열은 자제

두 후보는 미국의 코로나19 사태뿐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 대(對) 중국 외교 정책, 해외파병 미군, 신임 연방대법관 지명 등 대내외 문제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이어갔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과 함께 각 정책 공약을 덧붙이며 "조는 계획이 있다"고 강조한 반면, 펜스 부통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응하며 해리스의 공세를 해명하는 데 집중했다.

토론 초반 해리스 의원이 코로나19 사태 대응 실패를 집중 부각하자 펜스 부통령은 해리스 후보의 발언에 계속 끼어들며 한때 불꽃 튀는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했다.

결국 수차례나 발언을 방해받은 해리스 의원은 펜스 후보에게 "부통령님, 제가 말하고 있습니다"라며 따끔히 지적하자 펜스 부통령은 순간 말문을 잃고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펜스 부통령이 다시 발언에 끼어들며 해리스 후보의 시간을 빼앗자 사회자인 페이지 국장은 그에게 발언 시간을 엄수하고 상대 후보의 발언을 경청할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두 후보는 현재 미국 현지에서 가장 치열한 정책 쟁점인 신임 대법관 지명과 사회 의료보험(일명, 오바마 케어)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답변을 피해 토론 공방이 예상보다 과열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앞서 언론들은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부통령 후보 토론회가 서로 대통령 승계 자질을 검증하며 분위기가 격화할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7일(현지시간) TV 토론회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사진=유튜브/MS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