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부양책 협상 멈춰라" 트럼프 한마디에 '와르르'

2020-10-07 06:40
다우 1.34%↓ S&P500 1.40%↓ 나스닥 1.57%↓
허리케인·파업 등 공급위축에 WTI 3.7%↑

[사진=로이터·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와 정부의 코로나19 추가 부양책 협상을 중단시키면서 투자심리가 쪼그라들어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75.88p(1.34%) 내린 2만7772.76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S&P500지수는 47.68p(1.40%) 밀린 3360.9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177.88p(1.57%) 떨어진 1만1154.60에 마감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과의 코로나19 관련 추가 부양책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이 2조4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제시했는데 이는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범죄율도 높은 민주당 주(州)를 지원하려는 것이지 코로나19와는 상관없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다. 이어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1조6000억 달러의 관대한 제안을 했는데도 펠로시 의장은 늘 그런 것처럼 선의로 협상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보다 자신을 우선시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경제가 고꾸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커다란 행동이 필요하다"며 부양책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지난주 후반부터 정부와 민주당에서는 부양책 합의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이 나오며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 치료를 받다 퇴원한 트럼프 대통령이 불과 하루 만에 협상판을 뒤집으면서 금융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 부양책 협상 중단을 전격 지시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주요 지수들은 방향을 틀어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대선이 한 달여 남은 가운데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린시펄 글로벌 인베스터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선거를 앞두고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포지션에 대해 성급한 결정을 내릴 때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기술주 약세 역시 시장에 타격을 줬다. 전날 강세를 보였던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알파벳) 종목 주가는 모두 주저앉았다. 아마존은 3.10% 떨어졌고, 애플과 페이스북도 각각 2.87%, 2.26%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2.84%,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역시 2.15%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44% 상승한 29.48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을 넘으면 불안 심리가 높아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미국보다 먼저 마감한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50지수는 0.41% 오른 3233.30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0.48% 뛴 4895.46에, 독일 DAX지수는 0.61% 상승한 1만2906.02로 각각 마감했다. 영국 FTSE지수는 0.12% 오른 5949.94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도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7% 뛴 40.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36% 오른 42.65달러를 가리켰다.

금값은 2주래 최고치에서 떨어졌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0.6%(11.30달러) 오른 1908.80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