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 "새만금, 한국형 뉴딜 선도기지 될 것"

2020-10-05 14:45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 사업 본격 추진
수상태양광 단지 구축되면 세계 최대 수준
앵커기업 투자유치 총력…유턴기업 지원도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이 지난달 24일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형 뉴딜'의 핵심이 새만금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며 새만금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사진=유대길 기자]


양충모 새만금개발청장이 6년 만에 새만금으로 돌아왔다. 새만금청 출범과 함께 기획조정관으로 부임했던 2013년엔 허허벌판이나 다름 없던 새만금은 이제 곳곳에 아파트와 상가, 기반시설이 마련되며 '상전벽해'를 이루었다.

다시 찾은 새만금이 어색할 법도 하지만, 지난달 24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에서 만난 양충모 청장은 "낯설지 않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새만금을 떠난 후에도 기획재정부에서 경제예산심의관, 재정관리관을 역임하며 새만금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한 덕분이다.
 
새만금을 '수소경제' 전초기지로

새만금청은 출범 당시부터 역대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지지해 왔지만, 개발 자체는 지지부진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양 청장은 새만금이 충분히 미래 국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봤다. '한국형 뉴딜'의 핵심인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사업이 모두 직간접적으로 새만금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새만금에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수상태양광 사업이 본격화해 총 2.1GW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 단지가 구축되면 이는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는 데 새만금 수상태양광이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새만금을 '수소 경제'의 전초기지로 만들기 위해 고심 중이다. 양 청장은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단계별 이행안'에 발맞춰 새만금을 전국 제일의 수소경제 도시이자,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중심지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그는 "태양광·풍력 에너지 같은 재생에너지는 필연적으로 잉여전력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잉여 재생에너지를 수소전기화하면 진정한 의미의 그린수소 대량 공급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청정 연료라고 여겨지는 수소는 대부분 천연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와 만나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역설이 있어 일명 '그레이 수소'라고 불린다.

물을 이용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사용되는 전기를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어야 하는데 새만금은 지형적으로 수소 에너지를 활용할 조건이 완비돼 있다. 수소와 재생에너지 간 시너지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더욱 크게 창출될 수 있다.

양 청장은 "현재의 탄소중심경제가 수소경제로 바뀌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대응이 가능해지고,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이야기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파급력 높은 앵커기업 투자유치 속도

새만금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그의 목표는 뚜렷하다. 앵커기업 투자유치를 통해 새만금을 미래 국가 성장동력으로 만드는 것이다.

양 청장은 "그동안 투자유치도 힘든 상황이었지만, 작년부터 산업단지에 장기임대용지를 제공함으로써 일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만, 사업초기 입주한 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중소기업들이어서 파급력 높은 대기업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고무적인 일은 양 청장 취임 직후부터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양 청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당일 새만금개발청은 GS글로벌과 'GS글로벌 새만금 특장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GS글로벌은 2023년까지 새만금국가산업단지 1공구 22만1000㎡에 565억원을 들여 특장센터를 건립하고,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등 상용차 조립 생산, 지역의 상용차 기업과 협력을 통한 특장차 제조에 나선다.

SK컨소시엄이 '새만금 산업투자형 발전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들린 지 8일 만이다. 앞서 지난달 16일 SK컨소시엄은 창업클러스터 구축, 데이터센터 투자 유치 등 약 2조원 규모의 '통큰 투자'를 새만금개발청에 제안했다.

양 청장은 "GS글로벌과 SK컨소시엄 등 대기업들의 투자를 신호탄으로 새만금에 경쟁력 있는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새만금사업은 전북도민의 숙원사업인 만큼 새만금 사업을 빠른 속도로 진행해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유턴 기업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에도 나섰다.

국내 복귀기업을 새만금에 유치하기 위해 전용 단지를 33만㎡ 규모로 만든다. 이 가운데 16만5000㎡는 ㎡당 연 1300원의 임대료만 내고 최장 100년까지 빌려 쓸 수 있는 장기 임대용지다.

유턴 보조금과 컨설팅비 등 인센티브도 대폭 확대한다. 유턴 보조금은 설비 투자금액의 5∼10%를 50억원 한도에서 준다. 대기업 본사와 동반 이전하면 이를 300억원까지 늘린다.

그는 "유턴기업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전북도와의 협의를 통해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안했다"며 "새만금 투자 환경을 개선해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람이 모이는 새만금, 가고 싶은 새만금

새만금이 성공하기 위한 절대조건은 단연 '교통 인프라'다. 낮은 접근성과 기반시설 부족이 그동안 새만금 개발 사업이 부진했던 이유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도 교통망 구축은 선행돼야 할 과제다.

양 청장은 "새만금 내부를 십(十)자형으로 연결하는 동서·남북도로는 세계 잼버리대회가 개최되는 2023년 8월 전에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대외 접근성 확보를 위해 고속도로·공항·철도·신항만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 인프라 구축이 탄력을 받으면 양 청장이 아쉬워했던 관광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새만금만의 지형적 강점을 활용하면 관광산업이 충분히 활성화될 수 있다고 봤다.

양 청장은 "산업단지 쪽은 투자유치와 관련된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관광레저 분야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잼버리 대회와 교통망 확충을 계기로 관광레저 업체들의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조제 남단에 AR·VR 테마 리조트와 세계 간척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새만금박물관을 짓고 있다"며 "구상 중인 관광개발 청사진이 구체화되면 새만금만의 특화된 관광산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