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WTO 선거 유명희 지지 요청”…獨메르켈 “능력·전문성 갖춘 적임자”(종합)
2020-10-01 20:12
추석 당일 20분간 정상통화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EPA 자료사진]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20분간 진행된 메르켈 총리와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문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간의 직접 소통은 지난 2018년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계기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독일 통일 30주년과 관련,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희망하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는 의미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독일 정부가 총리님 리더십 하에 코로나 대응에 모범이 돼 온 것에 경의를 표하며 앞으로도 인류가 코로나를 극복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통일 30주년에 뜻깊은 감회를 갖고 있고, 한국이 통일에 대해 꾸는 꿈을 잘 알고 있으며, 성대하게 30주년 기념행사를 치르려 했으나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해 유감스럽다”면서 “코로나 확산을 막아온 한국 정부의 대처방식에 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서울 소재 국제백신연구소(IVI) 참여 등 협력, 필수 기업인 등 상호 인적교류 활성화(fast track)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늘 전화 통화를 제의한 것은 지난 9월 말 서한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한국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요청드리기 위해서다”라고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메르켈 총리에게 유명희 후보 지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성장해왔고 다자무역체제의 수호와 발전이 WTO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유 본부장은 이러한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비전과 역량을 갖추고 있고 WTO를 발전시키고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한국의 유 후보가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로 보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조속히 진정돼 메르켈 총리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하자, 메르켈 총리는 “한국의 최고 명절인 추석을 축하하며, 늦은 시간인데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