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화 중 최고"...비건 만난 이도훈, 종전선언 논의했을까

2020-09-29 09:16
비건·이도훈,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진행
비건 "창의적 아이디어 논의…北 관여 필요"
이도훈 "한·미 공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를 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28일(현지시간)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한 뒤 한반도에서의 외교 증진을 이어갈 건설적 방안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비건 부장관은 이번 협의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들이 거론됐다며 북한의 관여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최근 나눈 대화 중 제일 좋았다고 극찬했다.

앞서 이 본부장은 지난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비건 부장관과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23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비건 부장관이 언급한 '건설적 방안들'과 '창의적 아이디어들'에 종전선언이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비건 "창의적 아이디어 논의…北 관여 필요"

비건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이 본부장과의 협의에 대해 "훌륭한 만남을 가졌고 한반도 및 한·미 관계와 관련한 여러 이슈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물론 서해에서 있었던 (남측) 공무원의 비극적 피살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이 사건은) 한국민, 그리고 분명히 미국에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비건 부장관은 "하지만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외교 증진을 계속할 건설적 방안들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고 비핵화를 성취하며 모든 한국인에 밝은 미래를 가져오고 북·미 관계 정상화를 가져오기 위해 외교에 대한 전념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건 부장관은 "오늘 우리가 주고받은 격려와 창의적 아이디어들에 아주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우리는 혼자서 할 수 없다. 미국과 한국만으로는 할 수 없다"며 "우리는 북한의 관여가 필요하고 북한이 논의에 준비됐을 때 우리는 계속 열려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협의를 마친 후 함께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도훈 "한·미 공조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이 본부장은 역시 "방금 비건 대표와 아주 좋은 대화를 가졌다"며 "비건 대표와 저는 지금 주어진 상황 속에서 이 상황을 어떻게 관리하고 또 어떻게 대화를 해결할 것인가, 또 대화 속에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양국의 공동과제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최근에 가진 대화 중 제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지금 상황이 그러하듯 앞으로도 한국과 미국이 공조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비건 대표와 저는 앞으로도 다양한 수단과 계기를 통해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건 부장관이 이 본부장과 워싱턴DC에서 협의 후 취재진 앞에 나란히 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군의 남측 공무원 사살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한·미 간 굳건한 공조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