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선견지명 또 ‘대박’..SK㈜, ESR 투자 3년만에 2.5배 상승
2020-09-17 09:26
4900억 투자한 ESR 지분(11%) 가치, 1조2600억원으로 껑충
SK바이오팜·SK E&S 등 기업가치 극대화…‘투자 선순환’ 지속
SK바이오팜·SK E&S 등 기업가치 극대화…‘투자 선순환’ 지속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선견지명이 또 대박을 터뜨렸다. 앞서 최 회장은 뚝심 있는 선제투자로 SK바이오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하는 것)을 견인했는데, 이번에는 글로벌 물류 회사에 투자한 지 3년 만에 투자금의 2배 이상 수익을 냈다.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는 17일 홍콩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물류회사 ESR(e-Shang Redwood Group)의 지분 4.6%를 4800억원에 매각했다.
SK㈜는 그동안 ESR 지분 11.0%를 보유했다. 이 중 1억4000만주를 주당 22.50홍콩달러에 블록딜 방식으로 넘긴 것이다.
SK㈜는 이번 계약으로 투자원금(약 4900억원)을 회수하고도 여전히 지분 6.4%가 남았다. 나머지 지분 가치는 16일 종가 기준 약 7400억원에 이른다.
2011년 설립된 ESR은 전 세계 물류센터 약 270곳을 운영 중인 글로벌 물류 인프라기업이다. 아마존, 알리바바, JD닷컴 등 글로벌 고객사만 200여곳에 달한다.
최 회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ESR의 성장성을 특히 주목했다. 이에 따라 SK㈜는 ESR이 홍콩 증시에 상장되기 전인 2017년 8월과 2018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선제적으로 투자를 진행,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ESR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SK㈜가 보유한 잔여지분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올 들어 SK바이오팜 상장, SK E&S 중간배당을 비롯해 이번 ESR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미래 성장 동력사업에 재투자해 투자 선순환 구조를 지속 실현할 방침이다.
SK㈜는 최 회장의 혜안에 기반한 글로벌 투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바이오제약, 소재,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바이오제약, 반도체, 배터리부터 소재, AI, 빅데이터에 이르기까지 고른 투자 전략이 시장의 신뢰와 기대감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신약개발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는 SK바이오팜을 필두로 SK E&S 등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CMO(원료의약품 위탁생산) 통합법인 SK팜테코는 SK㈜의 100% 자회사로, SK바이오팜을 이을 차기 상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SK㈜는 성장잠재력이 큰 항체신약개발, AI, 빅데이터 등 이머징테크(Emerging-Tech∙혁신기술)에도 선제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해 혁신기술을 선점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시딩(Seeding)’ 투자 전략에 따른 것이다.
SK㈜ 관계자는 “이번 ESR 지분 가치 상승은 국내 유일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타 지주회사와 비교불가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성과 중 하나”라며 “최근 글로벌 투자 회수 시기가 도래하면서 ESR과 같은 투자 성과는 이어질 것이고, 시장의 기대에 걸맞은 ‘투자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