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KOC 분리 공방전…문체부 "공론화 거쳐 국회 입법"
2020-09-17 07:48
IOC "정부의 체육회·KOC 분리 움직임에 우려"
문체부 장관 "분리해야…공론화 거쳐 국회 입법"
문체부 장관 "분리해야…공론화 거쳐 국회 입법"
대한체육회(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를 위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이 나섰다.
지난 16일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도체육회 민선 회장들과의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체육계 선수 인권 보호와 지방체육회 법정 법인화 방안, 체육계의 현안 등을 논의했다.
그는 "체육 정책의 세계적 흐름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조화를 통한 국민건강과 행복의 질 향상"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KOC 분리를 통해 국제스포츠 측면에서는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4000억원에 이르는 공공자금이 투입되는 체육회는 정부 체육 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으로서 그에 걸맞은 책임성과 공공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의 이날 발언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향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회의 입법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의 이러한 발언에는 이유가 있다. 간담회 하루 전인 지난 1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부의 체육회와 KOC 분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올림픽헌장에 따라 국가올림픽위원회(NOC)는 자주성 있는 스포츠 기관이어야 한다.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대한민국 정부에 촉구한다'고 말이다.
체육회와 KOC의 분리는 오랜 기간 끌어온 사안이다. 18대 국회를 시작으로 21대 국회까지 장기간에 걸쳐있다. 특히 체육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KOC 분리론'이 스멀스멀 피어난다.
불이 붙은 것은 최근 고(故) 최숙현 철인3종경기 선수 사망 사건으로 인한 문체부와 체육회의 창과 방패 대결 때문이다. 창은 최윤희 제2차관을 앞세워 조사를 펼친 문체부고, 방패는 체육회다. 조사 결과 이기흥 체육회 회장에게는 엄중한 경고를 김승호 체육회 사무총장에게는 해고를 요구했다. 물론, 문체부 내부에서도 징계가 있었다.
그러나 체육회는 이를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사 업무 태만, 스포츠 인권 보호 관련 대책 이행 부실 등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내년 1월 체육회장 선거도 불씨를 키운 원인이다. 체육회는 지난 4월 정관 24조 '입후보자의 90일 전 사퇴 규정'을 '직무 정지'로 완화해 문체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문체부는 '공정성'을 이유로 승인을 미루고 있다.
정관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출마를 결심한 이기흥 체육회 회장이 선거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사퇴 시 IOC 위원 자격을 상실한다.
이기흥 체육회 회장은 "IOC 위원직을 상실하더라도 KOC 분리는 찬성할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