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몸통' 김봉현 첫 재판 "열람복사 못해...혐의 인정여부는 다음 번에"

2020-09-16 16:25
쟁점은 정관계 로비와 횡령

‘라임자산운용(라임) 환매중단사태’ 핵심 피고인인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첫날 재판은 인정심문 외에는 재판 절차가 진행되지 못했다. '수사 기록을 열람·등사하지 못했다'며 김 회장 측이 진행을 미뤘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공판에서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기록이 방대해 열람복사를 못했다"며 혐의 인정 등에 대해서는 추후에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전 회장은 황토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했다. 직업을 묻는 질문에는 스타모빌리티의 전 회장이었고 현재는 무직이라고 밝혔다. 같이 재판을 받은 공범 김모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투자금을 횡령하고, 이 돈으로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해 377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향군상조회 돈을 빼돌린 뒤 정상적인 상황처럼 속여 보람상조에 경영권을 판매해 250억원을 송금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과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등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정관계 로비 정황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사에서는 이 전 위원장 외 다른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한 것은 아니어서 재판과정에서 드러날 사실관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특히 다음 재판에서 이 전 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현재 불법 정치자금 수수혐의로 구속된 이 전 위원장 측은 '동생이 회사의 운영자금을 빌린 것'으로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다음기일을 내달 16일로 잡았다. 현재 김 전 회장은 수원지법에서 진행되던 수원여객 횡령 사건과 라임관련 사건을 병합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라임펀드로 인해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는 조단위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피해금액 전액을 펀드 판매사들이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고 판매사들도 최근 이를 받아들인 상태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재판에서 회삿돈 횡령부분이 인정되면 판매사들은 배상액 일부에 대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상진 변호사(차앤권 법률사무소)는 "배상금을 지급한 판매사들이 라임 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며 "형사 재판에서 횡령금액이 확정된다면 라임에서 해당금액을 김 전 회장으로부터 가져갈 수 있고 판매사들은 라임에서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으로부터 고급 양복과 현금 수천만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당 기동민 의원에 대해 소환조사를 통보해 놓고 있다. 기 의원은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결코 없고, 지난 국회 임기 4년간 김봉현씨와 단 한 번의 연락도 만남도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적어도 정황은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김봉현 회장이 수원여객 횡령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