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갑 교수 “지금이 골든타임…추석전 정밀 방역 시급”
2020-09-17 06:00
“추석 특별방역 기다리다 3차 대유행”
“2주간 2단계내 세분화된 방역 필요”
“2주간 2단계내 세분화된 방역 필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6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추석 특별방역을 기다리다간 3차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우리 정부의 방역정책을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25%까지 치솟았다”고 우려하며 “정밀 방역 정책을 통해 추석 전 감염 확산 상황을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앞서 정부는 강화된 거리두기 정책으로 자영업자들 희생이 너무 크다고 판단, 지난 14일 0시부터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했다. 이와 함께 이번 추석 연휴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하고 대응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2단계도 3·4월과 비교하면 고강도 조치다. ‘완화’됐다는 점이 중요한 게 아니라 2단계 내에서 업종별 업장별로 세분화해 방역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3단계에선 모든 업종이 다 문을 닫는데 개별적인 업종이나 업장 특성에 맞게 단계별로 방역 강도를 조정해야 한다”며 “무조건 닫는 게 방역의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특정 조건이 갖춰지면 단계와 무관하게 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거리두기 재정비에 대해선 “단계를 너무 많이 나누게 되면 국민도 헷갈리게 되고 정부도 기준을 정하기 쉽지 않다”며 “거리두기 단계는 국민에게 ‘메시지’를 준다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월 현재와 같은 3단계 체제의 사회적 거리두기 세부기준을 마련했다. 다만 지난달 수도권 유행이 발생하면서 3단계 조치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와 ‘2.5단계’라는 인위적인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이후 완화 결정이 거론되는 도중 ‘2.25단계’, ‘2.3단계’ 등 조정 방안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와 독감(인플루엔자)이 한꺼번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비는 독감 예방접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공급량 제한으로 전 국민이 독감백신을 맞을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어린이, 노인, 만성질환자 등 코로나19에 취약한 집단이 우선 접종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에게 4가 독감백신을 무료로 접종받게 하고 있다. 여기에 만 62세 미만의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 교수는 “시간과 돈이 많이 들어 만성질환자만 골라서 독감백신 접종을 하기엔 지금 보건 시스템 상으론 어렵다”며 “이들이 우선 접종 받도록 독려하고 건강한 사람들이 양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이 우선 접종돼야 우리가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는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홍보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