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시대' 열렸다...일본, 8년 만에 총리 교체(종합)

2020-09-14 16:40
스가, 자민당 총재 선거서 70.6% 득표 '압승'
오는 16일 임시 국회서 차기 총리로 지명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집권 자민당 선거에서 신임 총재로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스가 시대'가 열렸다. 이에 따라 일본은 8년여 만에 총리 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4일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자민당은 도쿄에 있는 호텔에서 중·참의원 양원 총회를 열어 차기 총재를 뽑는 선거를 실시했다. 여기서 스가 장관은 전체 535표 중 377표를 얻었다. 그는 국회의원 표(394개) 가운데 288표, 지방 당원 표(141개) 가운데 89표를 확보하며 70.6%의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 자민당 차기 총재로 당선됐다.

스가 장관과 함께 후보로 나선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89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6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일본에서는 집권당의 총재가 일본 총리가 된다. 오는 16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에서 차기 총리를 뽑는 정식 선거가 실시될 예정이지만, 자민당이 의회의 다수를 점하고 있어 스가 장관이 사실상 새 총리로 확정됐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 후임으로 앞으로 1년간 당을 이끌게 됐다. 일단 그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 총재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후 내년 9월 자민당은 다시 새 총재를 선출한다.

스가 장관은 일찌감치 '아베 후임자'로 예견돼왔다. 정식으로 출마 의사를 표명하기 전부터 자민당 내 7개 파벌 중 5개가 이미 스가 장관을 지지하기로 하면서 일본 내에는 스가 대세론이 지배적이었다.

스가 정권은 큰 틀에서 아베 정권의 방향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가 장관은 대규모 금융 완화, 전 세대형 사회보장 실현, 지역 활성화, 코로나19 대책 등에서 아베 정권의 뜻을 이어가겠다며 '아베 정권 계승과 발전'을 전면적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한·일 관계도 당장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가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로 악화한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일한(한일) 청구권협정이 일한(한일) 관계의 기본"이라며 "그것에 얽매이는 것(구속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스가 장관 본인이 총리가 된 후에도 한국 대법원판결을 거부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얘기다.

지난달 28일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스가 장관이 후임자로 선출되면서 아베 총리는 직을 내려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