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추미애 유감표명에 “본질은 어디가고 가족신파?”

2020-09-13 17:25
배현진 “죄다 들통나니 동정 구걸”…조혜민 “실망스럽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3일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된 입장문을 내놓은 가운데 야권은 이를 거세게 비판했다. 특히 추 장관이 자신과 남편, 아들의 불편한 다리를 언급하며 감정적 호소를 한 것에 대해 “가증의 눈물쇼”라고 지적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아들 서 모씨의 ‘황제군복무’ 논란의 본질은 어디 두고 난데없이 교통사고로 장애를 가진 남편을 소환해 가족 신파를 쓰나”라며 “과거 삼보일배로 하이힐에 올라탈 수 없게 되었다는 자기 처지 비관은 지나가던 소도 웃을 구차한 궤변이다”고 비판했다.

배 대변인은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 법 정의를 앞서 세우는 ‘정의의 장관’이다. 그런 막중한 책무를 진 자가 제 아들만 귀히 여겨 저지른 일이 죄다 들통나니 이제와 바짝 엎드리며 ‘불쌍하니 봐주십쇼’식의 동정을 구걸하나”라며 “내일 대정부질문만 순탄히 넘겨보자며 대통령과 짜고치는 가증의 눈물 쇼로 보일 수밖에”라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이 땅, 대한민국 엄마들 중 추 장관보다 아들 덜 사랑한다는 엄마가 어디 있겠나. 귀한 아들들을 애를 끓이면서 나라에 맡겨야하는 엄마들에게 오늘 추 장관의 입장문이 얼마나 가소롭겠나”라며 “가련한 시늉하며 본질을 흐리지 말라”고 일침했다.

이어 “(추 장관은) ‘법 앞의 평등’의 본을 무너뜨렸다. 감히 법무, 검찰 개혁을 논할 자격이 없다”면서 “지금 나서서 해야할 일은 아들 서씨의 군특혜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 스스로 계급장 떼고 수사받으며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또한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혜민 대변인은 “국민들게 송구함을 밝힌 것에 대해선 다행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추 장관은 의도치 않은 개입이 부당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여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로서 본인의 발언과 행동이 어떤 위력으로 다가설지에 대해 숙고하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닌지 실망스럽기까지 하다”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항에 대해 제대로 입장을 밝히지 않기에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의 공적 권력에 대한 안일한 인식에 아쉬움을 표한다”고 했다.

추 장관은 이날 입장문에서 “제 남편은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며 “아들마저 두 다리를 수술 받았다. 완치가 안 된 상태에서 부대로 복귀했다. 어미로서 아들이 평생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지는 않을까 왜 걱정이 들지 않겠나”고 했다.

이어 “상황 판단에 잘못이 있었으면 사죄의 삼보일배를 했다. 그 일로 인해 제 다리도 높은 구두를 신을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며 “저와 남편, 아들의 아픈 다리가 국민여러분께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히 고난을 이겨낸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더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거짓과 왜곡은 한 순간 진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며 “검은 색은 검은 색이고, 흰 색은 흰색이다. 저는 검은 것을 희다고 말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다만 국방부 통화 및 용산 배치 청탁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 주요 현안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