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나스닥 222p↓'..."하루만 재개한 '팔자 행렬', 조정장 장기화?"

2020-09-11 06:51
전날 반등에 차익실현 움직임...다우 1.45%·S&P500 1.76%·나스닥 1.99%↓
장 중반부터 '대형 기술주 급락세' 영향...애플 3.26%·페북 2.1%·MS 2.8%↓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반등 하루 만에 다시 내림세를 기록했다. 전날 잠시 멈춰섰던 기술주 조정세가 재개했기 때문이다. 이날 장 전반에 걸쳐 기술주는 '팔자'와 '사자' 사이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보였지만, 경제지표 부진과 미국 정세 불확실성에 결국 매도세로 기울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전경(NYSE).[사진=AP·연합뉴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05.89p(1.45%) 내린 2만7534.58에 마감했다. 같은 날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59.77p(1.76%) 하락한 3339.19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1.97p(1.99%) 내린 1만919.59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급등세를 보인 뉴욕증시는 이날 장 중반까지 차익 실현을 보려는 매도세와 급락한 기술주를 다시 사모으려는 매수세 사이의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장 후반으로 갈수록 대형 기술주가 하락 전환하는 등 내림폭이 점차 커졌다.

애플은 장 초반 2.7%가량 올랐다 결국 3.26% 급락했으며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각각 2.10%, 2.80%로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는 장중 9% 가까이 올랐지만, 빠르게 반락하면서 결국 1%대 상승폭으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하루 만에 다시 이어진 기술주 불안세가 전날 급등 이후 나타나는 통상적인 짧은 조정으로 그칠지, 아니면 추가 하락세의 신호탄일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이 바닥을 찍지 않았을 가능성을 경고하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체리 레인 인베스트먼트의 릭 메클러 파트너는 로이터에서 "앞으로 2~3일 동안 시장은 자리를 잡고 기술주에 재진입하려는 투자자들과 가파른 랠리 이후 차익실현을 하려는 투자자들 간의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높은 변동성과 혼조세를 예상했다.

반면, 후세인 사이드 FXTM 수석 시장 전략가는 "나스닥지수가 3월부터 5개월간 83% 랠리를 펼쳤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최근 가파른 조정세는 폭이 작은 것"이라면서 "36이나 되는 주가수익 비율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이 여전히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을 가리키기에 11월 미국 대선까지 추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실업 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 변동성 급증의 우려를 키웠다.

10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와 같은 88만4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예상치인 85만명을 소폭 웃돌았다. 일주일 이상 실업보험 연속 청구자도 그 전주보다 9만3000명 늘어난 1338만5000명을 기록해, 고용 회복세의 정체 양상을 뚜렷이 보였다.

틱톡 매각 기일이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 국면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틱톡의 미국 사업 매각 작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한 기한인 오는 20일을 넘길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되며 파장을 예고했다. 지난달 말 중국 정부가 도입한 기술 수출 규제로 바이트댄스가 틱톡 사업의 일부만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신규 부양책 협상 교착 상태도 이어지고 있다. 3000억 달러 규모의 소규모 부양책을 상원에서 표결하려던 공화당은 민주당의 반대로 결국 통과시키지 못했다.

웨이 리 아이셰어즈 블랙록 EMEA 지역 투자 전략 담당 대표는 "미국 부양책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점과 코로나19 확진자 수 등을 고려하면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변동성이 지속할 것으로 본다"면서 "그럼에도 이런 요인들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29.71을 기록해 전날보다 3.12% 높아졌다.
 
유럽증시·유가도 모두 내림세...금은 3일 연속 상승

유럽 주요 국가 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가 당분간 유로화 강세를 묵인하기로 한 데 이어, '포스트-브렉시트' 관계를 놓고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정책금리 동결,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 유지를 발표했지만 이미 예상했던 내용인 만큼 시장에 큰 영향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한편,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하고 있는 영국은 '국내시장법'을 공개했지만, 이는 EU 탈퇴협정과 상충해 향후 법적 갈등도 예상된다.

이날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일 종가 대비 0.16%(9.52p) 하락한 6003.32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0.26%(28.32p) 내린 1만3202.42로,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0.38%(19.05p) 떨어진 5023.93으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한편, 범유럽 지수인 유로Stoxx50지수는 0.36%(12.06p) 하락한 3312.77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는 미국발(發) 수요 부진 소식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200만 배럴 늘어나 최근 7주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0.75달러) 떨어진 37.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2.53%(1.03달러) 내린 39.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값은 3일 연속 상승했다. ECB의 금리 동결로 달러 가치가 약세를 보이며 금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5%(9.40달러) 오른 1964.30달러에 거래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