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잠룡 열전] ②제2의 노무현 나오나?

2020-09-11 08:00
위기의 추미애 장관...과거 "민주당 부흥에 이름 남기고 싶다"
'文의 남자' 임종석 링 오를까...조국·추미애 위기 속 부상 관심

20대 대선에서 ‘제2의 노무현’이 나올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16대 대선에서 이른바 ‘노풍’을 일으켰다. 당내 유력 잠룡들을 경선에서 줄줄이 꺾고 본선에 오른 그는 이회창 전 국무총리까지 넘고 대통령에 올랐다. 

이후 대선을 보면, 노 전 대통령과 같은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둔 대통령은 없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까지 모두 이른바 ‘대세론’을 구가하면서 왕좌에 올랐다.

10일 현재 정치권에선 제2의 노무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 2위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자 이 밖에 후발주자에 대한 관심은 떨어진 상황이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8월 24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544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신뢰 수준 95%에서 ±1.9%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는 24.6%, 이 지사는 23.3%를 기록했다.

해당 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11.1%로 3위를 차지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5.9%), 오세훈 전 서울시장(4.7%),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2.9%), 원희룡 제주도지사(2.4%)가 뒤를이었다. 여권에서 잠룡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2.1%),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2.0%), 김경수 경남도지사(1.8%), 김부겸 전 의원(1.0%)이다.

여권 잠룡으로 거론된 이른바 후발주자들은 실제 권력의지를 갖고 있을까. 추 장관이 민주당 대표 시절인 2017년 11월 그는 뉴욕 동포간담회에서 ‘대선 출마를 할 것이냐’란 질문을 받았다.

이에 당시 추 대표는 “저를 펌프질해주는 질문”이라며 “제 이름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으면 좋겠다는 격려가 있었다. 저는 앞으로 통일의 꿈을 현실화할 정당, 죽 집권해서 민주당을 부흥시켰다는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했다. 그간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단 한 번도 말한 적 없던 그가 대권에 여지를 열어둔 대답을 한 것이다.

현재 추 장관은 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야당의 거센 사퇴 압박에도 몸을 웅크리며 ‘버티기’에 돌입했다. 사퇴와 검찰개혁 완수의 갈림길에 선 그는 결국 이번 위기 극복 여부에 따라 향후 행보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첫 비서실장을 지냈다. 임 전 비서실장은 ‘실세 실장’으로 불리면서 1기 문재인 정부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월 실장에서 물러난 그는 현재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과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겸임하고 있다.

文(문재인)의 남자로 불리는 그가 링에 오를지는 미지수지만, 조국 전 장관의 추락, 추 장관의 위기 속에 임 전 실장이 부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 임명.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임종석 전 비서실장을 임명했다. 2020.7.3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