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지팡이는 민원인과 놀아나고 스승과 제자는 서로를 탐했다

2020-09-10 02:10

[그림=게티이미지뱅크]



세상이 혼탁하다는 표현은 여러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다. 직업상 남다른 도덕성과 인품을 갖춰야 할 이들이 '선'을 넘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시대와 사회가 어지러워도 경찰은 정의와 질서를 수호하며, 교사들은 제자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만큼 남다른 도덕적 임계치를 요구받는 자리이기에, 그들이 스스로 자행한 '모럴 해저드(Moral Hazard: 도덕적 해이)'에 대해선 유독 큰 파장이 뒤를 잇는 것이 당연하다.
민중의 구부러진 지팡이
헌데, 서울 시내 경찰서 직원들이 민원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공권력의 근무 기강이 도마에 올랐다.

지난 9일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 관악경찰서 소속의 경찰관 2명이 민원인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파악돼 감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들 경찰관은 여성 범죄를 담당하는 여성청소년 수사부서에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관악경찰서 A경사가 사건 관계인 여성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파악돼 감찰을 벌여 지난달 관악서 징계위원회에 넘기도록 지시했다"며 "같은 부서 B경감도 업무를 하다 알게 된 사건 관계인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있어 감찰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다만 A경사와 B경감이 상대 여성으로부터 강간 등 성폭력 관련 혐의로 고소·고발된 사실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성범죄가 아닐 수는 있어도 민원인을 민원인으로 바라보지 않은 잘못은 조용히 덮어두고 지날 일은 아니다.
 
본분을 망각한 스승, 인간임을 포기한 학생
한편 인천 부평경찰서는 고등학생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40대 여교사 A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부터 자신이 근무하는 고등학교의 제자 B군과 수차례 사적인 만남을 가졌으나, 최근 B군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위험한 관계도 탄로나고 말았다.

경찰은 B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을 확인하고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좌우간 경찰서 가기도, 학교 다니기도 겁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