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美기술공룡 사흘 새 1200조원 시총 증발

2020-09-09 07:58
애플·MS·아마존·알파벳·테슬라·페북 올해 시총 증가분 3분의1 날아가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사흘 동안 6대 기술공룡들의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189조원) 증발했다.

CNBC에 따르면 애플 몸값은 8일(현지시간)까지 3거래일 동안 3250억 달러 주저앉으면서 2조 달러 고지에서 내려왔다. 같은 기간 마이크로소프트(MS)는 2190억 달러, 아마존은 1910억 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350억 달러 시총을 잃었다. 테슬라 주식에서는 1090억 달러, 페이스북에서는 890억 달러가 각각 증발했다.

올해 들어서만 이들 6개 기술공룡 몸값이 3조 달러 불어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증가분의 3분의1을 사흘 새 잃어버린 셈이다. 지난 2일 기준 8조2000억 달러에 달하던 이들 기업의 시총은 8일 마감가 기준 7조1000억 달러까지 내려왔다.

제프리스의 제러드 웨이스필드는 "3거래일 동안 사라진 애플 시총은 세일스포스 몸값의 1.5배에 달하고, 애플의 다음 회계연도 전체 매출에 상응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객들과 얘기를 나눠봤지만 아직 패닉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기술주 폭락으로 시장 전체가 동요하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올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유례없는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들 기술주는 팬데믹 수혜주로 꼽히면서 고공행진했다. 그러나 거품 논란, 옵션시장 과열로 인한 증시 변동성 고조 등이 겹치면서 주가는 3일부터 돌연 급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시장 흐름의 반전이 장기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 쉬어가는 것인지, 아니면 더 큰 하락장을 예고하는 것인지 논쟁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메릴린치 트레이더 출신인 톰 에사예 더세븐스리포트 설립자는 "시장에서 거품이 걷히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주식의 적정 가치로 판단되는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우리는 장기적으로 증시 전망이 건설적이라는 평가를 유지하지만 이런 시장에서는 악재가 불거질 때 심각한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