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술전쟁]美, 화웨이 이어 SMIC 제재 검토…반도체굴기 사전봉쇄?
2020-09-06 10:39
미·중 기술전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이번에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 대표주자인 SMIC(중신궈지·中芯國際)를 겨냥하고 나섰다. 미국 국방부가 SMIC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방부는 이날 SMIC를 상무부의 거래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릴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리스트에 오를 경우 SMIC는 미국에서 생산된 특정 부품들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거래를 하게 될 경우라도 미국 행정부의 사전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는 중국 기업은 최소 275개사에 달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국방부는 “현재 SMIC를 블랙리스트에 추가할 수 있는 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중이다"라고만 밝히면서 제재 검토에 착수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SMIC과 중국군의 협력 관계에 대해 미국 정부가 들여다보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CNBC 등 현지 언론은 "행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중국 기술 기업과 이들의 급성장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라고 지적했다.
SMIC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자국의 반도체 산업 부흥을 위해 적극적으로 반도체 분야 기업 육성에 나섰다. SMIC는 중국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로, 업계 4위 수준이지만, 선두업체인 TSMC나 삼성전자와의 기술력 격차는 큰 편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향후 기술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였다. 지난 7월에는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과학혁신판(중국명 커촹반<科創板>·스타 마켓) 2차 상장되기도 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 화웨이에 더욱 강한 제재를 가하면서 중국 기술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은 다른 정부들도 화웨이에 대한 제재 강화에 동참하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 정부에 데이터를 넘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