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다음은 K2 흑표 전차 수출?... 파워팩 국산화 관건

2020-09-04 10:42
10년만에 K-9 자주포 호주 수출 성공... 1조원 규모
K21장갑차 발전시킨 ‘레드백’도 호주 정부 최종 선택만 남겨둬
"K2전차 핵심장비 파워팩 국산화하면 수출길 활짝"

국산 ‘명품 무기’인 K-9 자주포가 호주에 수출되면서, 육군 주력 무기 모두를 호주에 수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호주에 수출할 육군 주력 무기는 △K-9 자주포 △K21장갑차를 발전시킨 ‘레드백’ △K2 흑표(K2 Black Panther)다.

 

K-9 자주포 [사진=한화디펜스]


호주 정부는 전날 K-9 자주포를 육군 현대화 프로젝트 중 하나인 ‘랜드 8116 자주포 획득 사업’의 단독 우선공급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K-9 자주포 제작사인 한화디펜스는 호주법인(HDA)을 주축으로 호주 정부와 가격 협상 등을 한 뒤 양산 계약을 맺는다. 1차로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납품한다. 호주 정부는 이번 사업에 총 13억호주달러(약 1조10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육상 무기 수출로는 최대 규모다.

K21장갑차를 발전시킨 ‘레드백’은 호주 정부의 최종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K21장갑차를 발전시킨 ‘레드백’ [사진=연합뉴스]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9월 5조원 규모의 호주 육군 ‘궤도형 장갑차 사업’에서 국산 K21장갑차를 발전시킨 ‘레드백’을 출품, 독일 라인멘탈디펜스사의 ‘링스’ KF41 장갑차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최종 결과는 2022년에 나온다. 이 사업을 따내면 50조원 규모의 미군 장갑차 사업에도 도전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K-9 자주포에 이어 ‘레드백’까지 호주 수출에 성공하면 다음 차례는 현대로템의 K2 흑표 전차가 될 전망이다. 다만, 핵심장비인 파워팩(엔진+변속기) 국산화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K2전차용 1500마력 국산 파워팩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00억원이 넘는 개발비용을 들여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그러나 국산 파워팩을 개발해놓고도 적용하지 못한 것은 국산 변속기가 320시간 내구도 시험 중 237시간에 멈춰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왕정홍 방위사업청장은 최근 국산 변속기의 국방규격을 개정해 국산 파워팩의 검사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K2전차 3차 양산사업이 국산 파워팩을 적용할 마지막 기회인데, 관련 규정이 모호해 개발업체와 검사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 간에 갈등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K2 흑표 전차는 지난 2008년 개발이 완료된 육군 차세대 전차로 2015년 1차 양산분 100대가 실전 배치됐다. 주포로 120㎜ 55구경 활강포를 장착했고, 능동방어체계와 반응장갑, 포탄 자동장전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또 1500마력의 엔진으로 최대속도 70㎞/h의 기동력을 발휘한다. 스노클을 부착시 수심 4.1m까지 잠수 도하기능도 갖췄다.

방산 업계 관계계자는 "중국과의 관계가 급변하고 있는 호주는 해군뿐 아니라 지상군 화력까지 키워 미국과의 합동 작전 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며 "국내 방산업계가 이 같은 상황을 수출이라는 결실로 극대화할 필요성이 있다. K2 흑표 전차의 국산화 성공이 시급한 이유다"고 말했다.  

 

K2 흑표 전차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