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핵협상 모멘텀 급부상?"...지지율 반등 쐐기 노리는 트럼프

2020-09-03 18:44
"연변·강선서 우라늄 농축"...IAEA '北 핵개발 지속' 공식화
"대선 방해하지마" 엄포 뒤로 협상 촉구하는 트럼프 정권

최근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며,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냉랭한 기류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행정부와의 핵협상이 1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11월 대선을 앞두고 협상 재개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연변·강선서 우라늄 농축"...IAEA '北 핵개발 지속' 공식화

2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이 지난 1년간 우라늄 농축을 계속해온 것으로 분석했다. 이달 21일 이사회와 연차총회를 앞둔 IAEA는 전날 북한의 핵무기 개발 상황에 대한 최신 보고서를 공개한 데 이어 이날에는 연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북한 평안북도 영변의 핵연료봉 제조공장에서 차량이 이동하고 냉각 장치를 가동한 모습이 포착했다"면서 "북한 당국이 원심분리기에서 농축 우라늄을 생산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또한 평양 인근의 강선에서도 우라늄을 농축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다만, 북한이 같은 기간 사용 후 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했다는 징후는 없다고 봤지만, 전날 보고서에선 북한 당국의 플로토늄 생산시설 구축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보고서는 무기용 플루토늄을 생산해온 것으로 알려진 영변의 5MW(메가와트)급 원자로가 지난 2018년 12월 초부터 미가동 상태인 것으로 파악했지만, 전날에는 "영변 핵단지에서 북한 당국이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경수로 시설의 내부공사를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IAEA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지속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매우 유감"이라며 국제 의무의 완전한 이행과 협력을 북한에 촉구했다.
 

지난 2008년 6월 포착된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단지에 있는 냉각탑 모습.[사진=AP·연합뉴스]

 
"대선 방해하지마" 엄포 뒤로 협상 촉구하는 트럼프 행정부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도 이틀 연속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겨냥한 경고 행보를 이어갔다. 사정거리가 미국 본토에 닿을 가능성이 있는 동시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도 있는 탄도미사일 보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다.

이날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밝은 미래가 있다"면서 "고립된 채로 남기보다는 협상하고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미국 정부의 부처 합동 주의보의 의미를 '북한이 위협 대신 협상에 나서라는 방향'이라고 평가하면서 한 발언이다.

전날 미국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조달 활동에 대한 19장짜리 합동 문건을 내놓으며 관련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새로운 규제 방안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오는 11월3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방안이라는 평가다.

특히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사이버 해킹 등 북한과 관련한 조치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에서 북한이 선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전날 AFP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탄도미사일을 정조준한 것은 과거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묵인했던 태도와는 대조적"이라고 꼬집으며,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동참을 촉구하는 성격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감지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년 넘게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핵협상에 변화의 기류가 생길 수 있을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북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첨예하기 갈리고 있다.

은 오는 11월 미 대선 전에 북미 간에 의미 있는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7일 열린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화상 세미나에서 마커스 갈로스카스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미국 대선 전인 현재 시점에서 의미 있는 정상회담에 대한 아이디어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옥토버 서프라이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회담을 위해서는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이는 지난 몇 달 동안 우리가 봐왔던 것과는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북한이 새로운 미 정부의 대북정책 형성에 영향을 주기 위해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면서도 북미회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새 행정부가 들어와 북한에 대해 정책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발표할 것이고 이에 따라 북한은 뭔가를 터뜨릴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어떤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미국 정부는 요격 미사일 체계 배치를 통한 무력적인 억지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롭 수퍼 미국 국방부 핵·미사일 방어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의 신형 요격 미사일인 'SM3 블록 2A'의 성능 실험과 향후 배치 계획을 밝혔다. 미국은 SM3 2A 미사일을 연말 전에 실험할 예정이다.

그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증강을 시도하고 있고, 아마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옮겨가려 한다"면서 "신형 요격 미사일 배치가 위협 대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