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급변’ 공연계, 온라인 공연 가능성 엿보는 다양한 ‘실험’

2020-09-03 14:50
‘미지의 영역‘ 온라인 공연 유료화...창작자 권리 보호 등 갈길 멀어

‘잃어버린 얼굴 1895’ [사진=서울예술단 제공]


“무대에 서 관객과 호흡하는 연기자들은 그동안 온라인 공연에 대해 다소 부정적이었다. 그동안 합의가 쉽지 않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공연이 많이 늘었다.”

한 공연·예술 단체 관계자의 말처럼 코로나19는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어디까지 공연 생태계가 바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오프라인 공연 관객 급감으로 당장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기획사들과 공연장들은 다양한 실험을 시작했다. 

뮤지컬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오는 4일 네이버 브이라이브(V LIVE)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모차르트!’ 관람권을 판매한다.

이를 통해 추석연휴인 오는 10월 3일 오후 7시와 4일 오후 2시에 각각 실시간 스트리밍 되는 ‘모차르트!’를 관람할 수 있다. EMK뮤지컬컴퍼니는 10주년 기념공연의 실황영상 스트리밍과 48시간 VOD관람권, MD 상품 등을 포함한 결합 상품 판매도 진행 중이다.

이번 유료 온라인 상영을 기획한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미지의 영역에 대한 도전에 가까웠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높은 라이선스 비용·촬영비용과 더불어 그 동안 무료 상영이 주를 이루었던 만큼 수요를 예측할 수 없다”며 “당장 영상화를 통한 수익보다는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현장의 고민을 알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일 발표한 2021년 예산안에는 국립예술단체별로 ‘특성화 사업’을 신규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성화 사업’을 통해 디지털시대 공연 창작과 유료형 온라인 기반 구축 등을 추진한다.

국공립예술단체들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2013년부터 진행해 온 공연예술의 고화질 영상화 프로젝트 ‘싹 온 스크린’(SAC on Screen) 관련 사업을 점점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서울예술단은 오는 9월 28일부터 ‘잃어버린 얼굴 1895’과 ‘신과함께_저승편’을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한다. 가격은 1만5000원~2만원으로 책정했다.

서울예술단 관계자는 “국공립예술단체로서 공연계에 대두되고 있는 유료 영상 송출을 시범적으로 시도함으로써 영상화 관련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동시에 공연을 관람하는 새로운 방식으로서의 공연영상화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 공연 분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우선 국내에는 공연 영상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제작사가 많지 않다. 공연을 찍는 작업과 영화를 찍는 작업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진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연을 함께 촬영할 경우 계약서에 합의할 사항이 많아진다. 국립극장은 지난 6월 법률가·예술가·영상 유통 제작자로 구성된 ‘공연영상화 자문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극장과 예술가 상생을 위해 계약상 무엇을, 어떻게 합의해야 하는가?‘ △‘영상 매체 및 플랫폼 발전에 대응하는 제작 환경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장기적 관점에서 콘텐츠 유료화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공연 한류 활성화 및 해외 배급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