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칼럼] 한반도 평화 '맞춤형 공공외교' 가동해야

2020-09-03 17:03

[박종철 석좌연구위원] 




미국 대선과 코로나19의 와중에서 한반도 평화시계가 멈춰 있다. 일상이 힘든 요즘 평화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 점도 있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멀리 내다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가동시키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망을 구축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적 협력망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간 외교적 통로를 활용하는 것과 함께 국제사회의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공공외교를 확대해야 한다. 오늘날 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국제문제에 여론이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사안별로 글로벌 연대도 작동하고 있다. 외교는 더 이상 외교관만의 업무가 아니라 다양한 행위자들이 활동하는 영역이 되었다. 따라서 주요국 및 국제사회의 정계, 언론계, 학계, 민간단체 등을 대상으로 복합적인 그물망을 형성하는 공공외교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평화공공외교는 국제사회의 대중을 대상으로 한반도 평화의 의미와 효과에 대한 인식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것이다. 평화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해당국 정부와 시민사회로 하여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하는 정책을 실시하도록 하는 여론을 조성해야 한다. 평화공공외교의 목표는 한반도 및 동아시아에서 평화를 확산하고 이를 통해 공존과 공영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평화공공외교는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단계별·분야별로 우호적인 국제환경을 조성하고 주변국 및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협력을 얻기 위해 여러 정책수단을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평화공공외교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국가별로 맞춤형 공공외교를 실시해야 한다. 한반도 이슈에 대해 각국의 국가이익, 우선순위, 전략적 고려사항 등이 다르다. 또한 국가별로 우리나라와 협력의 성격과 네트워크가 다르다. 국가별로 시민사회와 여론의 영향력도 다르다. 이러한 국가별 상황에 맞게 맞춤형 공공외교를 작동시켜야 한다.

그리고 전문가, 언론인, 문화계 인사 등으로 공공외교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해외의 차세대 지도자,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동포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러 나라에 흩어진 해외동포들의 국제적 연대망을 형성하여 이들이 평화공공외교에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외동포가 평화공공외교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디아스포라 공공외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프트 파워와 한국의 평화모델을 활용해야 한다. 하드파워와 함께 한류 등 문화분야의 소프트파워를 결합해야 한다. 한국이 주변국 및 국제사회에 제공할 수 있는 평화 이미지, 문화국가 등의 긍정적 이미지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부각된 K-방역모델을 토대로 K-인간안보, K-평화모델을 평화공공외교의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편 평화공공외교를 실행하기 위해 시스템, 소통수단, 거버넌스, 인력을 준비해야 한다. 우선 평화공공외교를 수행하고 있는 정부, 공공기관, 연구기관, 민간단체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기관이 독자적이고 산발적으로 공공외교를 실시하고 있는 비효율성을 극복하는 것이 시급하다. 각 기관들이 정보 및 자료의 공유, 역할 분담, 특화 분야의 선정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협업해야 한다.

그리고 평화공공외교의 담론을 개발하고 이를 국제사회에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평화공공외교의 의미, 개념, 추진구도 등에 대한 기본적 내용과 함께 지역별·권역별로 중점을 두어야 할 콘텐츠에 대한 모듈을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담론을 주요 언어로 번역하여 주변국, 유엔, 국제기구 등에 배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소통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소책자, 팜플렛 등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동영상, 유튜브, 화상회의 등을 통해 담론을 확산해야 한다. 아울러 국제사회의 여론 지도층과 신세대에게 이메일 보내기, 평화행사 개최 등을 통해 접촉 수단을 다양화해야 한다.
그리고 평화공공외교를 위한 글로벌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한반도 관련 인사에 관한 자료를 수립하고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센트럴타워가 필요하다. 신진인사, 청년세대, 문화계인사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을 발굴하고 이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한편 한반도 평화공공외교를 추진할 수 있는 국내외 전문인력을 육성·지원해야 한다. 한반도문제 관련 외국 인사들을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세미나, 워크숍, 학술회의 등을 개최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유형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아울러 국내에서 평화공공외교에 대해 관심을 지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