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주펀드 삼성보다 현대차·LG가 낫네

2020-09-03 00:3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자동차·LG그룹주 펀드가 삼성그룹주 펀드보다 두 배 넘게 나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보다 전기자동차나 2차전지가 성장산업으로 떠올라서다. 1년 전만 해도 삼성그룹주 펀드는 다른 대기업집단 상장사에 투자하는 펀드를 멀찌감치 앞섰다.

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개 기타그룹주 펀드(설정액 10억원·설정 1개월 이상)가 3개월 동안 거둔 수익률은 전날 기준 17.20%에 달했다. 이에 비해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은 같은 기간 8.60%에 그쳤다.

기타그룹주 펀드는 올해 들어 두드러지게 강세를 기록해온 현대차그룹과 LG그룹 상장사를 주로 편입했고, 삼성그룹주 펀드는 반도체주인 삼성전자를 많이 샀다.

상품별로 기타그룹주 펀드 가운데 LG그룹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타이거 LG그룹 플러스 증권상장지수펀드'가 최근 3개월 사이 가장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 기간 수익률은 29.97%를 기록했다.

2위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으로 현대차그룹주를 담는다. '미래에셋 타이거 현대차그룹 플러스 증권상장지수펀드' 수익률은 석달 사이 29.45%에 달했다.

삼성그룹주 펀드 가운데 가장 양호했던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 킨덱스 삼성그룹주 SW 증권상장지수펀드' 수익률은 12.18%에 그쳤다.

코로나19 사태는 주식시장 주도주를 바꾸었다. 비대면 관련주나 백신을 만드는 바이오주, 전기차·2차전지 주는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보면 삼성그룹주 펀드 성과가 다른 그룹주 펀드보다 낫다. 삼성그룹주 펀드가 전날까지 1년 동안 거둔 수익률은 20.78%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기타그룹주 펀드는 18.14%에 머물렀다.

더 길게 보아도 마찬가지다. 삼성그룹주 펀드는 2·3·5년 수익률에서 각각 4.96%와 18.65%, 49.34%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기타그룹주 펀드는 각각 1.69%와 0.58%, 28.88%에 그쳤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런 추세가 뒤집히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주 펀드가 올해 들어 전날까지 거둔 수익률은 4.32%로 기타그룹주 펀드(6.40%)에 밀렸다.

이런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날까지 1개월만 보면 기타그룹주 펀드 수익률이 5.20%에 달한 데 비해 삼성그룹주 펀드는 0.85% 머물렀다.

주간 수익률도 마찬가지다. 기타그룹주 펀드는 전날까지 한 주 동안 0.75%를 기록했고, 삼성그룹주 펀드(-1.81%)는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그룹주 펀드가 다시 선두로 올라서려면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야 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도 성장주에 긍정적이고,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이익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는 성장주가 빛나게 마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