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호주 때리기' 강화... 중국계 호주인 유명 앵커 구금

2020-09-01 08:00
호주 정부 성명 통해 밝혀...."청 레이, 구금시설서 구금 중"

청 레이[사진=CGTN]

중국 관영 CCTV의 영어방송 채널 CGTN 유명 앵커이자 중국계 호주인인 청 레이가 중국 정부에 의해 구금됐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리스 페인 호주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호주 정부는 지난 14일 중국 정부로부터 호주 시민인 청 레이가 구금돼 있다는 통지를 받았다"며 "지난 27일 호주 외교관들이 화상 회의를 통해 구금시설에 있는 청 레이와 면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 레이와 그녀의 가족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 레이의 지인들은 최근 몇주간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으나 답장이 없었고 중국 언론계에선 각종 추측이 나왔다. 청 레이는 지난 8년 동안 CGTN에서 앵커, 리포터 등으로 일했다. 현재 CGTN 홈페이지에선 그녀의 프로필이나 영상이 삭제된 상태다.

호주 정부는 그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구금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SCMP는 청 레이의 구금이 최근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SCMP는 호주 ABC 방송을 인용해 “청 레이가 아직 기소된 것은 아니며, 특정 장소에서 자택 감금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호주인이 구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중국계 호주인 소설가 양헝쥔이 스파이 혐의로 고발됐다. 또 지난 6월 중국은 7.5㎏이 넘는 필로폰을 갖고 국제선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된 호주의 캠 길레스피에 대해 기소 7년만에 사형을 선고했다.

한편 청레이는 중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금융업을 하다 2003년 중국 CCTV에서 앵커로 일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 세계 엑스포 등 중국의 주요 행사에 대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