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훔치기" "국민의당 연대?"…'국민의힘'에 정치권 소란
2020-08-31 13:24
통합당, 새 당명으로 '국민의힘' 잠정 결정
미래통합당이 31일 '국민의힘'을 새 당명으로 잠정 결정하자 정치권이 소란스럽다. '당명 훔치기'라는 비판에서부터 시작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활정치 네트워크 '국민의힘'은 나와 많은 회원들이 2003년에 발족한 시민단체 이름이다. 내가 초대 공동대표를 맡았던 단체"라며 "명백한 이름 훔치기다. 국민의힘이란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정 의원은 "17년 전 결성했던 우리의 시민단체 '국민의힘'이 통합당의 새 당명으로 거론되는 것에 심히 유감이고 불쾌하다. 당신들은 이 이름을 사용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 힘에 의해 탄핵당한 세력들이 '국민의힘'을 당명으로 사용하는 코미디가 어디 있느냐"면서 "계속 조롱당하기 전에 국민의힘 당명 추진을 중단하라"고 했다.
'국민의 짐', '국민의 적', '(일본) 국민의 힘' 등을 적은 정 의원은 "내가 사랑했던 시민단체의 이름이 더럽혀지는 것을 마냥 지켜볼 수 만은 없다. 통합당은 국민의힘 새 당명 도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안 대표의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 다르지 않겠느냐"며 "언뜻 듣기론 유사 당명으로 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논리라며 다른 모든 국민이 들어간 당도 합당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이 들어가는 정당은 이날 현재 국민의당을 포함해 5개다. 국민새정당, 국민참여신당 등이 있다.
다만 안 대표는 통합을 생각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야권 전체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감지된다. 당 한 관계자는 "유럽식 당명을 추진하는 것 같은데, '국민의힘'이 과거 한나라당처럼 오래 갈 수 있는 당명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