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에 눈먼 탐관오리" 文 정부 향한 '시무7조' 청원글 파장
2020-08-27 09:25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직언을 담은 상소문(임금에게 글을 올리던 일) 형식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최근 '진인(塵人) 조은산이 시무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상소문 형식을 빌어 문 대통령을 '폐하'로 칭하며 "역사를 되짚어 살펴보건데 과연 이 나라를 도탄지고에 빠트렸던 자들은 우매한 백성들이었사옵니까, 아니오면 제 이득에 눈먼 탐관오리들과 무능력한 조정의 대신들이었사옵니까"라고 정부 관계자들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또 "본직이 법무부장관인지 국토부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 간장을 태우고 있사온데 과연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우려는 자들은 일터에 나앉은 백성들이옵니까 아니오면 궁궐과 의회에 모여 앉은 대신들이옵니까"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인이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뿌리는 심정으로 시무7조를 주청해 올리오니 부디 굽어 살피시어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물론 각지의 군수들을 재촉하시라"고 했다.
청원인은 "첫째 세금을 감하시옵소서, 둘째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셋째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넷째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시옵소서, 다섯째 신하를 가려 쓰시옵소서, 여섯째 헌법의 가치를 지키시옵소서, 일곱째 스스로 먼저 일신하시옵소서"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해당 청원글은 27일 현재 4만명에 육박하는 동의를 얻었다.
상소문 형식의 시무7조 청원글은 현 정부를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봉건적 권력집단으로 표현해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해당 청원글은 관리자에 의해 숨김 처리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무7조 청원글은 지난 12일 올라왔지만 곧바로 숨김 처리됐다. 청원글의 게시 기간은 내달 11일까지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날 현재까지 "사전동의 100명 이상이 돼 관리자가 검토 중인 청원"이라며 "공개까지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숨김 처리돼 있다.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국민청원을 숨기는 경우는 중복 게시, 욕설·비속어 사용, 개인정보·허위사실·타인 명예훼손 내용 포함 등이다.
누리꾼들은 "청원 만료 날짜가 9월 11일인데 전날 밤 10시쯤 공개하실 생각인가봐요", "관리자가 민주주의를 빙자한 통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 해학의 민족"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