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OSI소프트 지분 매각..."3년간 '5배' 불려 6조원에 팔아"

2020-08-26 10:15
2017년 $10억 구입 지분, 英 아베바그룹에 $50억 매각 추진
美 산업 SW 업체, 산업용 IoT 핵심 기술 보유한 것으로 평가

최근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6조원가량의 추가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앞서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핵심 기술을 기대하고 투자했던 미국 OSI소프트의 지분을 영국 아베바그룹에 넘길 예정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니케이아시안리뷰(NAR)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OSI소프트의 지분 44.7%을 영국 산업용 소프트웨어 기업 아베바그룹에 매각한다고 보도했다.

아베바그룹은 50억 달러(약 6조원)에 OSI소프트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며, 인수 과정은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198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설립된 OSI소프트는 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원유·가스·중화학·유틸리티·제약업계 등에서 사용하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

플랜트와 조선해양 산업 분야의 통합 엔지니어링·설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베바그룹은 향후 OSI소프트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7년 상당량의 OSI소프트 지분을 인수했다. 정확한 거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10억 달러가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IoT·AI·로봇'이라는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비전펀드 투자를 단행하던 때였다.

손 회장은 산업 데이터를 수집해 처리하는 솔루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OSI소프트가 산업용 IoT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작년 비전펀드의 핵심 투자처였던 우버의 기업공개(IPO) 실패와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손 회장은 경영 위기를 겪어왔다.

소프트뱅크는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인 9615억엔(약 11조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후 자금 압박이 커지자 손 회장은 420억 달러의 자산을 팔아 부채를 상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매각 역시 해당 결정의 일환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5월 말에도 블룸버그는 소프트뱅크가 OSI소프트의 지분 매각을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당시만 해도 매체는 해당 지분 가치를 약 15억 달러(약 1조8500억원) 이상 정도로 추산했는데, 손 회장은 3개월 사이 거의 5배나 불어난 금액으로 거래를 진행 중이다.

소프트뱅크는 이외에도 중국 알리바바와 미국 통신사 T모바일 등의 지분을 처분했고, 부채 상환 후 남는 자금으로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11일 손 회장은 향후 자산 처분으로 생긴 초과현금 5억5500만 달러를 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자회사를 출범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