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맛 잡은 K라면, 코로나 뚫고 순풍

2020-08-26 08:09
농심·오뚜기·삼양식품 등 K라면 3총사, 해외사업·수출 ‘호실적’
코로나19·K푸드 트렌드 영향…하반기 매출 상승세 지속 전망

[사진=농심, 오뚜기, 삼양]


‘K-라면’이 해외에서 순풍을 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콕’이 세계적 트렌드가 되면서다. 영화 등 한류 문화의 영향으로 ‘K-푸드’가 주목받기 시작한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이른바 ‘K-라면 삼총사’는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농심은 올 상반기 매출 1조3557억원에 영업이익 10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 영업이익은 164% 증가했다. 오뚜기는 상반기 1조2864억원 매출에 1101억원 영업이익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5%, 21.3% 늘었다. 삼양식품은 상반기 매출 3305억원, 영업이익 56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55.7% 신장됐다.

특히 세 기업 모두 해외사업과 수출에서 호조세를 보였다.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은 해외 법인과 국내 수출을 포함해 올해 상반기에만 5억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해외사업 매출(8억 달러)의 65%에 달하는 수치다. 영화 ‘기생충’ 효과로 너구리와 짜파게티 수출이 증가하면서 상반기 미국 법인의 경우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농심의 해외사업 매출은 2016년 6억3500만 달러, 2017년 6억4500만 달러, 2018년 7억4000만 달러로 매년 증가세다. 농심은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농심의 해외 확장이 속도가 나고 있다”며 “해외 합산 매출 성장률은 올해 27%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양식품 역시 올해 상반기 해외사업 매출이 1797억원을 기록하면서 작년 한 해 해외사업 매출의 67%를 넘어섰다. 삼양식품의 면 사업부 수출 현황은 2016년 916억원, 2017년 2036억원, 2018년 1985억원 2019년 2657억원으로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이 전체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고 동남아시아 수출의 비중이 약 40%에 이른다.

장지혜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지속적으로 중국내 지역, 제품, 채널 커버리지를 확대하며 성장할 것”이라며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도 중국에서만큼의 인지도를 쌓으며 해외 진출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올 상반기에만 작년(550억원)의 72.7%에 달하는 400억원 상당의 라면을 수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0%가량 신장된 수치다. 오뚜기의 해외 수출은 2016년 320억원, 2017년 370억원, 2018년 480억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미국 25%, 중국 15%”라며 “미미하던 해외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조짐이 보인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에서 라면 수요가 늘어나며 식품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했다”며 “하반기에도 해외를 중심으로 한 성장 기조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