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V쇼' 공화당 전당대회 D-1...지지율 반등 발판되나

2020-08-24 14:42
24~27일, 전통 문법 깬 '파격적' 전당대회...'트럼프식 리얼리티쇼' 기획 중
백악관·가족·내각 대거 동원..."성공한 현직 대통령이자 따뜻한 사람"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후보 공식 지명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공식 지명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TV스타로 만들었던 리얼리티쇼 제작진까지 총동원해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를 파격적으로 꾸려 지지율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홈페이지에서 24일 열릴 전당대회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홈페이지]

 
'트럼프식 리얼리티쇼'로 탈바꿈...전통 문법 깬 파격적 전당대회 기획
이날부터 나흘간 열리는 올해 공화당 전대는 수락연설 전까지 대선후보의 노출을 최소화하다 마지막 날 전면 등장하는 전통적인 문법을 깨뜨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첫날부터 대선후보 지명식을 진행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 내내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선 코앞에서도 지지율 부진으로 고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는 '리얼리티쇼'를 기획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까지 대규모 현장 전대는 무산했지만, 전주 화상 방식으로 치러진 민주당 전대와 비교해 차별화한 '현장성'을 대폭 강조하고 화제몰이를 하려는 의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미국 동부 시간 기준 24일 오전 11시45분 샬럿에 도착해 후보 지명 절차를 밟고, 25일에는 가족과 내각 인사 등의 찬조 연설이 이어진다.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미국 독립전쟁 성지인 맥헨리 요새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후보직 수락연설에 참석한 후, 27일 밤에는 백악관 잔디밭에서 대선후보직 수락 연설을 한다.

CNN은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나흘간의 '화려한 오락물' 계획 과정에 깊이 관여하면서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블록버스터 제작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민주당보다 역동적이고 현장감 있는 전대로 지지도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23일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출연했던 리얼리티쇼인 '어프렌티스'의 PD 두 명이 전당대회 연출을 맡는다고도 보도했다.

이들은 어프렌티스의 '창시자'인 마크 버넷의 측근으로 오랫동안 일한 사듀 김과 NBC 엔터테인먼트 임원으로 트럼프의 어프렌티스와 미스유니버스, 미스USA 제작에 관여했던 척 라벨라다.

NYT는 공화당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로부터 사듀 김과 라벨라의 프로덕션회사는 각각 5만4274달러(약 6456만원)와 8만1603달러(약 9707만원)를 받았다면서,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쇼'를 만들기 위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전당대회 준비에 관여하고 있는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역시 폭스뉴스에서 "유권자들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매일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채널을 고정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이 언제 나오는지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지층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출처=유튜브/RNC]
 
"성공한 현직 대통령·따뜻한 사람" 강조 위해 가족·내각 대거 동원
한편,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과 내각 인사들이 대거 등장하는 한편, 공화당 원로·중진인사들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과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 등 일부 중진인사들이 '트럼프 재선 반대'를 외치며 전주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데 이어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전직 공화당 대통령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2016년과 마찬가지로 불참한다.

반면 24일에는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25일에는 영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차남 에릭, 차녀 티파니,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무대에 선다. 27일 수락 연설 직전에는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부친 소개를 위해 등장한다.

이를 두고 CNN은 "도덕성과 성품을 문제삼는 민주당의 전략에 맞서서 전당대회에 가족을 총동원해 자신이 '가족을 중시하는 따뜻한 사람'(family-oriented empathetic man)임을 강조하려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어드밴티지'를 강조하기 위해 백악관을 대선후보 수락연설 장소로 결정하고 내각 인사들을 찬조연설자로 대거 출연시킨 것을 두고 "공직과 선거운동 사이의 경계를 흐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공직자의 정치 활동을 제한한 법률인 '해치법' 위반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