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손님 오기 시작했는데... PC방업계, 코로나19 재확산에 직격탄

2020-08-20 15:28
"방역 수칙 철저히 지켰는데... PC방 고위험시설 지정 납득 안돼"
7월 중순~8월 초 PC방 이용률 회복세 보이다 다시 침체 전망
넥슨 등 국내 주요 게임사 PC방 매출 타격 불가피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으로 내려진 영업 중단 조치로 PC방업계에 또다시 암흑기가 찾아왔다. PC방 단체들은 그동안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PC방이 왜 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분류됐는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PC방 운영 중단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PC방 관련 매출도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20일 PC방업계는 정부가 코로나19 고위험시설 12개 업종에 PC방을 포함시켜 영업을 중단시킨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PC방이 고위험시설로 들어간 이유나 배경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영업 중단으로 발생한 손실과 관련한 대책도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성명을 통해 “PC방이 왜 고위험시설로 추가 지정돼야 하는지 아무런 설명과 언급 없이 오로지 'PC방 운영 중단'이라는 정부 방침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전국 약 1만곳의 PC방이 가맹한 국내 최대 규모의 PC방 연합이다.

김병수 인터넷PC문화협회장은 “현재 코로나 확산세의 주요 원인은 교회, 카페, 식당 등이고, PC방에서 직접적인 집단 감염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PC방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그 어느 업종보다 방역 수칙을 성실히 준수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PC방 단체인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도 “확진자가 직·간접적으로 발생된 업종들을 집합금지 명령에서 적용 예외 대상으로 두면서도 PC방을 특정해 고위험 전파지인 것처럼 규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PC방은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 중 하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주 1회 이상 PC방을 이용하는 사람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 감소했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안정화되자, PC방 이용률은 회복세를 보였다. PC방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8월 1주차에 전국 PC방 총 이용시간은 전주 대비 5% 증가한 2618만 시간으로, 3주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다시 침체기를 맞게 됐다. 

국내 게임업계의 PC방 매출도 덩달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넥슨과 카카오게임즈,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등 PC방 인기 게임들을 서비스하는 기업들은 PC방에서 게임이 이용된 시간에 비례해 수익을 얻는다. 넥슨은 올해 1분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현지 PC방들이 문을 닫자 ‘던전앤파이터’ 매출이 줄었으며 중국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40%가량 떨어졌다.

넥슨 관계자는 “국내 매출 중 PC방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지만, 일정 부분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PC방에 구청 관계자들이 집합금지명령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