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정기 상여금은 통상임금"…기아차 노조 최종 승소
2020-08-20 13:53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며 기아자동차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기아차 노조가 회사와 벌인 통상임금 소송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기아차 노조 소속 약 3500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대법원은 직원들이 받은 정기 상여금 등이 정기적·일률적·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앞서 기아차 근로자들은 2011년 정기상여금과 일비, 중식대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연장이나 야간, 휴일근로수당 및 연차수당 등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이 청구한 임금 미지급분은 원금 6588억원에 이자 4338억원이 붙은 1조926억원이었다.
1심은 노조의 주장 중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일비 등 일부는 포함하지 않아 기아차가 노조가 청구한 금액의 약 38%에 해당하는 4223억원만을 미지급분으로 판단했다.
2심도 1심이 통상임금으로 본 중식비와 가족수당을 통상임금 범위에서 제외했을 뿐 1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사측이 지급해야 하는 원금은 4222억으로 1심보다 1억원정도만 줄었다.
회사 측은 나머지 부분도 통상임금에 해당되지 않고, 설령 통상임금이라고 해도 추가적인 임금의 청구로 회사의 경영이 중대한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만큼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추가분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상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원심의 통상임금 판단범위에 잘못이 없으며 신의성실 원칙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통상임금 신의칙 항변의 인용 여부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소송의 1·2심에는 2만7000여명의 노동자가 소송에 참여했지만 2심 판결 뒤 노사가 통상임금 지급에 합의하면서 대부분 소가 취하됐다. 당시 기아차는 근로자 1인당 평균 19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이를 거부한 3532명은 소송을 계속했다. 이에 따라 상고심은 소송을 취하하지 않은 노조원에 대해서만 진행됐다.
소송 참여자가 줄어든 비율대로 단순 계산하면 지급될 추가 임금은 약 55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