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빚 1637조···또 다시 '역대 최대치'

2020-08-19 12:22
주택담보대출 증가세 여전···카드 소비도 회복

[사진=대구은행]

우리나라 가계 대출과 카드빚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서는 수요가 대폭 늘면서 증권회사의 신용공여액이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도 3개 분기 연속 10조원을 훌쩍 넘어 부채 확대를 견인했다.

한국은행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3000억원을 기록해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1611조4000억원의 사상 최대치 기록을 한 분기 만에 다시 경신한 것이다. 2002년 이전 가계신용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적은 수준으로 추산되기에 사실상 사상 최대치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의미한다.

2분기 가계신용은 1분기 말보다 25조9000억원(1.6%) 늘었다. 증가 폭이 1분기 11조1000억원의 2배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154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최대치다. 2분기 가계대출 증가액 23조9000억원은 2017년 4분기 28조7000억원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2분기에만 14조8000억원 늘어 잔액이 873조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1분기 15조3000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2분기 8조4000억원보다 월등히 늘어난 규모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4분기(12조6000억원)와 올해 1분기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10조원대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에도 주택 매입하거나 세를 얻기 위해 빚을 내는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672조7000억원으로 집계돼 9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증가 규모는 1분기 1조9000억원에 비해 4배로 뛰었다.

가계대출 추이를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에서 14조4000억원, 기타 금융기관에서 9조3000억원의 대출이 늘어났다.

아울러 2분기에는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빚투'도 가계 빚을 늘린 요소로 작용했다. 증권회사 신용공여액이 2분기 중 역대 최대치인 7조9000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회사를 포함한 기타금융중개회사의 가계대출 증가액도 10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던 2015년 2분기(25조4000억원) 이후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 판매신용 잔액은 91조6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가량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1분기 6조1000억원이 줄었으나 2분기 카드 소비가 다소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늘었고, 보험사·연기금·여신전문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의 대출 증가는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이 주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