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친구끼리 13분간 '훌라' 판돈 총액 48만원은 도박아냐"
2020-08-18 15:32
같은 장소에서 게임을 반복했더라도 상금 액수가 크지 않고 서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잠시 즐긴 것이라면 도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던 사이로 범행시간이 13분간 정도로 길지 않고 판돈 규모도 크지 않아 도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도박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12월 A씨가 운영하는 화원의 거실에서 카드 게임을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속칭 '훌라'라는 게임으로 1등에게 2∼4등이 차등적으로 돈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등은 1000원, 3등은 2000원, 4등은 3000원 등 1등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게임마다 받는 총액은 6000원이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48만5000원의 현금을 압수했다. 그러나 이 돈이 모두 도박 대금으로 사용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심은 "이들이 같은 해 2월부터 수차례 같은 장소에서 카드 게임을 해왔다는 주민 신고 내용, 판돈이 작은 규모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 등 4명에게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판결은 2심에서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이들은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낸사이로 카드 게임은 일시적인 오락의 성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확인된 게임 시간이 13분 정도로 짧았고 4명 모두 정기적인 소득이 있다는 점에서 비정상적인 상습도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한 이 중 1명이 도박 혐의로 기소 유예 처분을 받은 적이 있지만 나머지 3명은 도박죄 처벌 전력이 없는 점도 고려됐다.
검사는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